조금 전에 퇴근해서, 어제 쓰려 했었던 포스팅을 해본다.
법조에 관심있는 분들은 관심 있게 보셨겠지만, 최근 채널A에서 방영하였던 굿피플 이라는 예능 방송이 종영했다. 2017년 법인 설립 때부터 함께 했고, 그 와중에 고객사의 요청으로 일을 하느라 굿피플을 촬영했던 시기(2019. 1. ~ 2.)에는 법무법인 창천에서 일하고 있지는 않았던 시기였다. 방송의 결과(채용된 인턴)에 대하여는 (당연하게도) 법인과 방송사 사이의 비밀유지 의무가 있기 때문에, 굳이 다른 변호사들께 물어보지도 않았고 나도 방송을 보고 알았다. 그런 점에서도 나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굿피플을 시청했다.
굿피플 마지막 화에서도 잠시 언급되었지만, 굿피플 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저명한 평론가의 평론이 있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900686.html
이 평론에서 언급되었던 내용 중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있었고, 사실 내부자와 시청자의 애매한 경계선에 있었던 내가 느끼기에 너무 적절한 내용인 것 같아서 잠시 인용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응원하면서,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특히 넉넉지 못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인턴들의 모습은 숭고하다. 다른 직업세계를 보여주는 시즌제로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지길 희망한다."
굿피플은, 현재 법조계의 표준으로 정착된 로스쿨 재학 중 진행되는 인턴십(실제로 중대형 로펌은, 재학 중 인턴 과정에서 졸업 전에 채용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과정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했고, 채용 결정 과정에서 방송사의 개입도 없었다.
그리고 설립된지 3년차를 맞이하는 법무법인 창천의 규모에서 인턴 과정에서 미리 채용을 결정한다는 것이 부담될 수 있는 결정이기에, 형님들께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다.
내 부모님 또한 이 프로그램을 매주 시청했었는데, 뜻밖에 어머니께서 나 또한 로스쿨 재학 중 방학 때 인턴을 나갔을 때에 그냥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저렇게 경쟁하는 줄은 몰랐다고 하시며 진지하게 보셨었다(다만, 나는 로스쿨 재학 때 로펌에 갈 생각이 많지 않아서, 로펌에 인턴을 나간 적이 없었다).
문득, 내가 느낀 건 변호사가 되는 과정에서 너무나 당연한 과정이, (나와 가장 가까운 우리 부모님께조차도) 생소한 과정이라는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들의 과거를 추억해볼 계기가 생겼다는 부모님 말씀에, 나도 많은 것을 느꼈다.
굿피플이 갖는 의의는, 내가 속하지 않은 직업을 갖고 있지만 나에게 직장 생활에서 겪는 수 많은 스트레스를 굳이 말하지 않는, (어쩌면 우리의 가족일 수도 있는) 우리의 주변 사람들이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볼 계기를 주는 데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아는 바로는 굿피플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다음 시즌에서 어떤 직업이, 또 어떤 굿피플이 나올 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다른 직업을 존중하며 누군가를 응원할 수 있는 훌륭한 프로그램이 오래토록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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