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진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도 꼭 알려주는 사항이 몇가지 있는데, 로스쿨 지망하는 학생들께서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변수들에 해당하는 것 같아서, 세 가지 점을 간단히 적어드리고자 한다.
1. 변호사 시험 합격률.
대부분의 로스쿨 지망생들께서 취업과 로스쿨을 놓고 고민을 하실 때에, 로스쿨에 들어갔을 때의 학비 또는 기회비용 만을 고려하고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고려하지 않으시는 것 같은데, 이 점은 정말 너무너무 중요하니 꼭 알려드리고 싶다.
며칠 전 변호사 시험을 본 1기들의 경우, 응시인원 1650명 중 1500명 정도가 합격된다고 예측이 되는데(계산의 편의를 위해 과락은 제외하기로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올해의 합격률은 어림잡아 90%에 육박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원래의 2000명 중 350명 정도는 육아/결혼/임신/군대/자퇴 등으로 휴학을 해서 올해 시험을 못 본 학생들이다. 이렇게 빠지는 인원들은 대부분 1년 이내에 복학을 하고 또 그만큼 2기에서도 휴학인원이 발생할 것이고, 1기의 불합격자가 다시 시험을 보기 때문에 2기가 변호사시험을 보는 2013년에는 2150명 중 1500명(합격인원 1500명이 유지될 경우)이 합격을 하므로 합격율이 60% 후반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3기부터는 불합격자 적체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즉, 3기는 2650명 중 1500명, 4기(올해 입학하는 기수)는 3150명 중 1500명, 5기는 3650명 중 1500명, 6기는 4150명 중 1500명... 이런 식으로 적체가 된다.(물론 5년 내 3회 시험 응시 제한이 있어서 아마도 6기 이후는 6기와 동일한 경쟁률이 유지될 것 같긴 하지만-계산을 제대로 안해봐서 모르겠다. 어림잡아-)
결국 내년에 입학하는 5기는 잘 해봐야 합격률이 50% 안 쪽이 될 것이고, 특히 변호사시험 재수인원은 1년간 학교 수업 부담없이 풀로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데 반하여 현역인원은 학교 수업과 병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학생 합격률은 더욱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즉, 로스쿨 진학시 로스쿨 수료기간 3년 + 변호사시험수험기간 1년 정도는 꼭! 꼭! 커리어설계에 반영을 하시는 게 좋다.
다만, 위에서 말한 것은 2000명 정원 대비 1500 선발로 고정될 경우를 상정한 것이고, 앞으로 2기 변호사 시험에서 합격률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게 큰 변화가 있으리라고는 보이지 않으므로 위에서 말한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2. 로스쿨 진학을 위한 회계사/변리사/행정고시를 준비하시는 분들께(혹은 자격이 이미 있는 분들)
제 후배들도 마찬가지이고 세연넷에서도 간혹 로스쿨 준비를 위해 위에 있는 자격을 공부할 필요가 있는가- 라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정말 솔직하게 말한다면, 로스쿨 입학할 때에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로스쿨 재학 또는 졸업 후 취업 시장에서는 큰 메리트가 없는 것 같다. 차라리 1년 일찍 입학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학교에서 보면 회계사/변리사의 경우 자격만 있는 학생들의 경우 로펌같은 곳에서 특별히 대우를 하지 않는 것 같다. 여러분들께서 가끔씩 들으시는 풍문에 의하면 위 자격이 있으면 어필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 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는 대부분 경력이 있는 회계사/변리사/사무관 들이다. 금감원과 같은 특수한 공기업/공사, 회계법인 또는 특허법인에서 2~3년 정도 근무를 했다거나, 정부부처에서 2~3년 정도 근무를 한 경우에는 로펌에서도 굉장히 선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단순히 자격만 있다고 해서 우대하는 경향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나아가, 전문의가 아닌 의사, 약사도 마찬가지이다.).
즉, 자격으로 우대를 받는 것이 아니라, 경력으로 우대를 받는다고 보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3. 변호사 시험 합격 후의 예상소득.
요즘 신문에서도 그렇고 이곳, 세연넷에서도 그렇고 로스쿨 졸업자들의 앞날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기사를 굉장히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겨울방학을 맞아 시골 집에 내려갔더니, 저녁 드라마에서 취업 못하는 로스쿨생이 주인공의 형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아직은 로스쿨 졸업자들이 시장에 나가지는 않아서 이렇게 말하기는 조심스러우나, 확실한 것은 변호사들의 예상소득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것은 다소 분명해보인다.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현재 활동 중인 전국의 변호사 숫자가 12000~13000명 정도로 알고 있는 데, 일단 올해에만 2500명이 배출된다. 그리고 내년에도 2500명, 다음은 2300명(사법시험 합격자의 감소), 다음해에는 2200명. 이런 식으로 당분간 변호사 시장은 현재 연 공급상태보다 최소 2배 이상이 공급될 예정이다.
시장은 그만큼 확대되지 않으므로 당연히 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나아가, 로스쿨 출신과 연수원 출신이 시장에서 비교받는 점을 감안하면 평범한 로스쿨 출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 될 것도 예측가능하다.
뭐, 꿈이 크다는 것 자체는 나쁘지는 않겠다만, 너무 예상소득을 높게 잡으시거나 과거의 '영감님'을 떠올리시고 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정말 말리고 싶다. 가능하면 소득을 보지 마시고, '일'이 무엇인지에 더 관심을 기울이셔서 적성에 맞는지, 혹은 내가 평생 법률과 더불어 살아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지를 살펴보셨으면 좋겠다.
간단히 세 가지 점을 언급해드렸는데, 위 글은 다소 주관적일 수 있으니 너무 의존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로스쿨 입시와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너무 이곳저곳을 들여다보는 것 보다는 확실히 알고 있는 로스쿨 재학생과 상의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혹시 로스쿨 재학생을 모른다면 법대의 학회나 아니면 타 단과대의 로스쿨 준비하는 학회 같은 곳에 가입해서 그 학회를 통하여 학회 선배인 로스쿨 재학생과 이야기를 해볼 기회도 있을 것이다.
다들 좋은 밤 되시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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