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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여행을./바다 건너, 이곳은 어디?

[중국여행 1] 삼국지 배낭여행(제갈량 북벌루트) 1 : 솽류공항에서 유비 혜릉, 성도 무후사 가는 길.

2018. 9. 9. 저녁, 쓰촨성(사천성) 청두시(성도시) 솽류(썅류)공항에 도착했다. 사실 지명을 지칭할 때, 중국어 발음대로 써야 할지 우리가 아는 한자로 써야 할지 고민이 되었는데, 아무래도 주제 자체가 삼국지 여행이므로, 우리가 아는 한자(이문열 삼국지) 발음으로 써보기로 한다. 아무튼 솽류공항에 도착했다.


참고로 솽류공항은 엄청나게 크다. 인천공항보다 더 크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고, 터미널은 1~3까지 있다(지금 인천공항 터미널이 1, 2까지 있다는 것을 감안하자). 중국의 특성상 성도는 국토의 서부 중심에 있기 때문에 중국 국내선의 허브 공항이라고 한다. 즉, 성도에서 웬만한 중국 국내 공항을 다 갈 수 있다는 것. 참고로, 올해 초(2019. 1.)에는 리장에 다녀왔었는데, 나 또한 성도에서 환승을 했다.


첫날부터 고생을 했는데, 이 부분은 자유여행을 하는 분들은 다 같이 고생을 할 것 같아서 잠시 언급한다. 나는 해외여행을 할 때에 주로 익스페디아를 이용하는데, 익스피디어익스피디아 상 이름이 비슷한 호텔의 위치가 서로 뒤바뀌어 있는 것 같았다(포스팅하는 지금도 확인을 해봤는데, 두 호텔의 위치가 서로 다르게 표기되어 있다. 익스피디어 지도 상으로).

청두 에어포트 익스프레스 호텔인데, 아래에 있는 에어포트 장궈호텔의 위치(솽류공항 주차장 앞)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
청두 에어포트 장궈호텔인데, 반대로 청두 에어포트 익스프레스 호텔 위치로 표기된다.

참고로 에어포트 장궈호텔이 에어포트 익스프레스 호텔(비즈니스 호텔급) 보다 훨씬 좋은 곳이다(실내에 수영장도 있다!). 장궈호텔은 주차장 바로 앞에 있어서 좀 걷긴 해야 하지만(주차장을 가로질러 가면 된다), 바로 갈 수 있는 반면, 익스프레스 호텔은 꽤 오래 걸어야 한다(약 1~2km). 물론 대륙답게 그 사이를 오가는 버스는 없는 듯.

여하튼, 나와 후배님은 돈이 없으므로 저렴한 익스프레스 호텔로 예약을 했었는데, 장궈호텔에 가서 상황을 파악하고 30분 정도 걸어서 익스프레스 호텔에 도착했다(중국 호텔 간판은 다들 알다시피 한자로만 쓰여있기 때문에, 영어 표기를 찾기는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 중국 자유여행 시 숙소 예약을 할 때에는 트립닷컴을 이용하자!

솽류 공항 1터미널(국내선)의 모습. 2터미널은 우측에 있는데 사진 상으로는 아예 안 보인다. 대륙의 기상.

 


호텔에서 술 한잔을 하고, 자고 일어나서 바로 지하철(솽류공항에는 성도 지하철이 있으므로, 지하철을 타고 성도 시내로 이동하면 된다.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다(지하철 시간으로 2~30분 정도).

성도 지하철. 앞의 두 분 께서는 유비 묘를 보러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굉장히 뿌듯해하셨다. 
성도 지하철 노선도. 10호선(!!!) 끝이 솽류 공항이고, 학 깃털로 만든 부채가 있는 곳이 목적지인 유비 혜릉(성도 무후사)이다.


유비 혜릉 근처 지하철 역에서 내렸고, 고덕지도(고덕지도가 뭔지 모르시는 분은 다음 링크를 참고 : https://lawview.tistory.com/127) 유비 혜릉을 찾아서 걸어가기 시작했는데, 잠시 대륙의 스케일을 간과하고, 두 정거장 사이의 거리가 서울처럼 좁을 것이라 생각했던 서로를 자책하며, 거의 30분을 걸었다(ㅜㅜ). 웬만하면 택시를 타자. (다만, 중국은 전 국토에서 택시 잡기가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다들 중국판 우버를 이용한다. 물론 우리는 간체자를 모르므로 그림의 떡.)

오죽하면 걷다가 배가 고파서, 그냥 보이는 아무 음식점에 들어가서 음식을 시켰는데(그냥 우육면을 시켰다), 그랬더니 아래와 같은 음식이 나왔다(음식 값은 10위안).

우육면. 성도의 그냥 가게이다. 가게 이름은 아래 사진 참고.
가게 이름이다. 앞쪽 간체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아무튼 우육면이고, 맛집이다. 한국인이라고 하니, 뭐라뭐라 옆에서 열심히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중국어를 못해서..

여하튼 이 가게를 지나고 나서 계속 걸어가니, 골동품 가게들 골목(인사동 골목 같은)이 있었고, 그곳을 지나니 드디어!


'한소열묘' : 유비의 시호는 '소열황제'이고, 삼국지 촉나라의 정식 국호는 '한'이므로, '한소열묘'이다. 물론 현지에서는 '무후사'로 불린다. 유비 의문의 1패.

유비 혜릉이 나오기는 했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 휴관일인 것인가.. 하며 후배 님과 너무너무 아쉬움을 토로하며, 이걸 어쩌지 하면서 그냥 장비 묘가 있는 낭중고성으로 가네 마네 하고 있었는데...

한소열묘 정문 바로 앞. 참고로, 중국의 격식 있는 건물은 모두 정문의 앞쪽에 위 사진에서 있는 것과 같이 그냥 벽이 서있다. 왠지 정문이 밖에서 보이지 말라고 하는 어떤 건축 양식 같은데- 나중에도 나오겠지만, 거의 모든 관청 건물 정문 앞은 저렇게 벽 같은 것이 있다.

문득 깨달았다. 우리처럼 멘붕에 빠진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을.

그런데 가만히 보니 다시 깨달았다. 그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더니 갑자기 줄을 서기 시작했다. 오늘 문을 닫았으면 저럴리가 없는데;;

그래서, 우리는 상황 파악을 하려 했지만, 중국어를 못하므로 "워먼 한궈런~~, 캔 유 스픽 잉글리시??" 이렇게 아주 소심하게 말을 걸고 있었는데..

역시 우리의 하나투어 가이드님께서(물론 우리 일행은 아니고, 다른 일행이었지만, 하나투어는 맞다. 하나투어님. 감사합니다.) "지금은 점심시간이라, 공무원 분들께서 식사하러 가셨네요. 잠깐 막간을 이용하여 유비묘를 설명드리겠습니다."라고 하셨고, 그제야 중국 공무원 분들은 점심을 교대로 드시지 않고, 그냥 전체 셔터를 닫고 점심을 드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륙의 점심시간... 분명 중국도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하늘을 찌르리라!


매표소 앞에서 기다렸다. 우리가 도착한 때가 (아침에 술이 안 깨서 ㅠㅠ) 점심시간이 막 되었을 때라, 우리 뒤로 줄이 엄청나게 길어졌고, 뭐랄까.. 여기서 열외 당하면 끝장일 것처럼 줄이 너무너무너무 길어져서 버티고 있었는데, 9월 초라 날씨가 너무 더웠다. 그래서 후배한테 아이스크림을 사오라고 시키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기다리다가... 그래도 더워서 이번에는 내가 사와서 같이 먹었다.

중국 문화재 입장료는 굉장히 비싼 편이다. 참고하자.


사실, 이렇게 블로그를 쓸 줄 알았다면 사진을 많이 찍었을 텐데, 후배님이나 나나 사진은 그냥 "나 여기 왔어."를 인증하는 정도여서 사진이 없지만... 일단 여기까지.

성도 무후사 내부는 다음 편에서 다뤄보기로 한다.


아래는 2018. 9. 9. 의 이동 루트.

실선은 도보. 점선은 철도(한 번 갈아탔다). 철도 이동 시간은 대강 3~40분. 얼마 안 멀다. 걸어서 가는 시간이 문제다... 

사실 첫 화부터 성도 무후사를 다루고 싶었는데- 아마도 나처럼 자유여행을 하는 분들께서 호텔을 헷갈리실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다음 포스팅에서는 진짜 유비혜릉을 다루기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