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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여행을./바다 건너, 이곳은 어디?

[중국여행 1] 삼국지 배낭여행(제갈량 북벌루트) 3 : 장비 그 자체, 낭중고성(閬中古城), 장비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이지만, 문화혁명 기간 동안 절대다수의 문화유적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의외로 중국의 옛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거나 훌륭히 보존된 장소가 매우 드문 편이다. 문화혁명 기간 동안 파괴된 문화유산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데, 공자의 묘도 당시 파괴되었다. 

공자의 묘조차 파괴되었는데, 건물과 성곽이 멀쩡할 리 없었다. 원나라 이래 현대 중국까지 약 800년간 중국 대륙의 수도였던 북경의 성곽 조차도 그 길이가 50Km에 달하였지만, 문화혁명기간 동안 파괴되었을 정도이니, 다른 지역의 도시들은 더 말할 것조차 없다. 

(혹시라도, 중국의 고대도시에 관하여 관심이 있는 분들은, 꼭 아래의 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https://lawview.tistory.com/92?category=373826

 

고대 도시로 떠나는 여행 - 둥젠훙(이유진)

1. 날 표현하는 수식어 중 주변 사람들이 공감하는 하나가, "역덕후"다. 어렸을 때부터 역사책을 좋아했고, 성이나 절, 묘 같은 유적지 여행을 좋아했다. 생각해보면, 내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그런 장소 위주..

lawview.tistory.com


문화혁명으로 인하여, 많은 옛 흔적이 파괴된 중국에서, 그나마 살아남은 오래된 도시가 있고, 그 중 특히 유명한 곳을 흔히 중국의 4대 고성으로 부른다. 중국의 4대 고성은, 1. 핑야오 고성(산서성 평요, 平遙古城), 2. 리장 고상(운남성 여강, 麗江古城), 3. 랑중 고성(사천성 낭중, 閬中古城), 4. 휘저우 고성(안휘성 흡현, 徽州古城)을 말한다.

그 중 낭중고성은 삼국지 매니아들에게는 굉장히 익숙한 고장이다. 유비가 입촉 후 한중 정벌을 나설 때에 장비를 파서태수로 임명하는데, 이때 말하는 파서가 지금의 낭중고성이다. 낭중이 속하여 있는 지방은 사천성 내에서 옛 '파(巴)' 지역의 북부에 위치하였고(파 지역의 중심지는 지금의 충칭시), 인근 지역을 천북지방으로 불렀다. 낭중은 그 천북지방의 중심지였고, 이는 청나라 시대에까지도 이어진다. 

아래는 낭중의 위치. 아래 지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북쪽으로 가면 가맹관이 있는 광원시가 있는데, 가릉강(嘉陵江)이 광원의 명월협 등을 거쳐 낭중으로 흐르고, 다시 낭중에서 충칭으로 흘러 장강과 합류하므로, 과거에는 수운이 활성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광원시에서 다시 북쪽으로 가면 양평관을 건너 한중에 도착할 수 있다. 

 

유비가 조조와 벌이던 한중공방전에 앞서, 장비를 낭중의 태수로 임명한 것은 성도에서 광원으로 향하는 군대(유비 본대)와 낭중의 군대(장비 부대)를 구분하여 운용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낭중에 도착했을 때는 2019. 9.  10. 밤 9시가 넘었을 무렵이었고, 급한대로 예약하였던 숙소에 짐을 풀고, 고성을 구경하러 나왔지만- 고성 내의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었다.

늘 그렇듯, 여행지 현지에서 맘껏 입을 만한 옷 & 기념품으로, 앞으로 이번 여행에서 입고 다닐 현지 옷(이번에는 청나라 의상인 마과(馬掛))을 각자 한 벌씩 샀다.

그리고 배가 고픈 나머지, 가릉강과 고성이 맞닿는 부분의 관광단지(가라오케나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서 문이 열린 아무 곳에나 가서 음식을 시켰다.

 

제일 유명한 것 위주로 음식을 달라고 하니, 아래의 사진과 같은 음식을 해줬다. 왼쪽은 뭔지 모르겠지만 볶음이고, 가운데는 잊을 수 없는.. 오리 머리 조림이다.  오른쪽은 우렁이 같은 건데, 마라 소스이다. 마라룽샤와 같은 맛이지만, 먹기는 더 편했다.

 

그런데 우리들이 한국 사람인 걸 눈치챈 주방장이, "한국인이 여긴 왠 일이냐? 정말 잘 안 오는 곳인데, 신기하다"며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았고, 휴대전화로 필담을 나누며 "장비 보러 왔다"라고 하니, 이 동네는 장비맥주도 있고, 장비우육도 있고, 전부다 장비 관련 동네이니 많이 보고 가란다. 참고로 장비맥주는 천북지방에서는 1타 맥주이다. 가게를 기웃거려보면 (관광지라서 그런지) 장비맥주를 먹는다(아래는 장비맥주 홈페이지).

http://www.zhangfeibe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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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얕게나마 대화를 나누었는데, 잠깐 기다려보라 하고, 자신의 친구를 가게로 불렀다. 직업을 물어보니 인민해방군이라고 한다. 그렇게 고맥(고량주 + 맥주)을 몇 잔 하고, 헤어졌다.

(최근 이메일로 연락이 닿았는데, 주방장 분은 그 사이에 결혼도 하고 애기 아빠가 되었다고 한다)

 

(친구야 미안) 가운데 두 분 중 왼편이, 군인, 오른편이 주방장이고, 둘은 동네 친구이다.

 


9월 11일 아침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점심을 먹으러 가 보았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원래 저녁 장사를 위주로 하는 집인듯.
근처 가게에서 탄탄면을 시켰다.
바로 이것이, 사천지방 탄탄면이다.
왼쪽은 천북미펀, 오른쪽은 장비우육. 천북미펀은, 말그대로 천북지방의 미펀을 말하고, 장비우육은 육포 비슷한 맛인데, 육포보다는 덜 건조한 상태의 음식이다.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원한다면 오리머리와 오리 발?닭 발? 도 먹을 수 있다. 우리는 패스...
낭중고성의 입구(시내 쪽)
고성의 중심지에 있는 중천루. 이 중천루를 기점으로 바둑판 식으로 골목이 조성되어 있다. 참고로, 이 중천루는 엄청나게 오래 된 누각이었는데, 문화혁명 때 파괴되었다가 다시 재건한 것이라고 한다.
낭중고성에서 입장료를 받는 건물들이다. 장비묘, 공원, 문묘, 중천루, 화광루. 왠만하면 1번 통합Pass를 추천한다.

 


 

낭중에서의 이동 경로, 낭중고성의 구역은 위와 같다. 참고로 낭중의 신시가지는 강 건너편, 지도의 우하단이다.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구글 지도를 살펴보면 된다.

 

Google Maps

Find local businesses, view maps and get driving directions in Google Maps.

www.google.com

이제 본격적으로 낭중고성 사진을 투척한다.


 

중천루에서 바라본 낭중고성의 모습. 중국전통 가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천북도서, 천북지방의 전체를 관할하던 관청으로, 규모가 꽤 크다. 과장 조금 보태면 덕수궁 정도 크기는 될듯.
(친구야, 미안 2) 관청 중심부에 있는 지방관의 책상. 좌측에 보이는 것은 벼루이다.

 

이 외에도 천북도서에는 감옥 등등 많은 건물들이 있었는데, 사실 사진을 많이 안 찍었다. 감옥의 경우, 너무나도 리얼하게 모형이 고문을 받는 모습 등이 재현되어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공원(과거시험장). 우리와 달리 칸막이가 되어 있고, 안에서 시험 답안을 쓰는 구조이다.
다른 각도에서 찍은 과거시험장

 


 

문묘 입구
문묘에 있는 대성전

 


대망의 장비묘(한환후사)

 

입구. 장비의 시호는 '환후'이다. 한(촉한)에서 시호를 주엇으므로, 한환후이고, 사당이므로 한환후사가 장비묘 권역의 정식 명칭이다.
정문 옆에 있는 비석. 한장환후사 라고 써있다.
정문을 넘어와서 우측 회랑을 보면, 장비의 일생을 조각하여 전시하고 있다.
가맹관 앞에서 밤새 싸웠다는 내용. 다만, 해당 내용은 연의의 창작이고, 정사에서는 실제로 싸웠다는 기록은 없다.
장비 장군님이 글자를 새긴 칼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건 좀 믿기 어렵지 않나.. 싶다.
중문을 지나면 본격적인 묘역이 있다.
장비의 조각상. 무후사에서 본 것과 같이, 얼굴이 검다.
가까이에서 본 모습. 왼쪽에 있는 젊은 사람은 장비의 아들인 장포, 오른쪽에 있는 나이드신 분은 마제이다. 마제는 훗날 촉한의 상서가 되었다.
장비묘의 조각상을 돌아서 건물 뒤로 가면, 다시 또 하나의 조각상이 나온다. 눈 앞에 보이는 조각상의 바로 뒤가 장비 묘의 봉분이다.
역시나 얼굴이 검다.
조각상에서 정면을 바라보면(첫 장비 조각상의 뒷편), 옳을 의 한자가 멋지게 써있다.
너무 커서 한 번에 찍기가 어렵다. 자세히 보면, 봉분과 맞닿아 지어져있는 건물(두번쨰 조각상이 있는)의 지붕이 보인다.
각도를 달리한 사진. 참고로 봉분이 원형은 아니고, 건물과 맞닿아서 길게 되어 있는 형태이다.
봉분 벽면에 장비 묘라고 안내판이 있다.
오른쪽이 봉분, 왼쪽이 담벼락.
장비 묘에서 나왔다. 이제 돌아다니며 고성을 구경할 시간!

 

 

21세기에 지은 것이 확실해보이는, 낭중고성의 서문

 


가릉강 유람선

시간이 남는다면, 가릉강 유람선도 추천한다. 선착장은 낭중고성의 서문 앞에 있다. 낭중고성 관광센터에서 지도를 보면 쉽게 확인 가능하다.

생각보다 풍경이 뛰어났고, 바람도 시원한 편이다. 편도 코스가 있고 왕복 코스도 있는데, 편도 코스는 잘 운행하지 않는 듯했다.

 

 

왼쪽이 낭중고성, 오른쪽은 절벽
가만 보면 21세기에 지은 낭중고성의 서문이 보인다.
낭중고성 맞은 편의 절벽은 딱 한 군데에서 뚝 끊기는데, 그곳이 바로 저 곳이다. 지금은 호텔로 쓰이는 듯.
남진관 이라고 쓰여있다. 관문 좌우로 절벽이 보인다. 매일 저녁 공연을 한다고 한다. 우리는 시간 관계상 패스했지만, 나름 명물인듯.


이제 가맹관(소화고성)으로 가기 위하여, 광원으로 이동한다. 

낭중역에서 2018. 9. 11. 19:00시에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