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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여행을./바다 건너, 이곳은 어디?

[중국여행 1] 삼국지 배낭여행(제갈량 북벌루트) 2 : 성도 무후사, 그리고 장비의 숨결이 살아있는 낭중고성으로 가는 길.

지난 편에서 성도 무후사(유비혜릉) 정문 앞까지 도착했었다. 참고로 여행을 갔던 때는 2018. 9. 10.이다. 중국 대도시는 토목공사가 활발해서, 교통편이 많이 개선되고 있으니 이 블로그를 보고 배낭여행을 가고자 한다면, 교통편은 출발 전에 다시 한 번 검색해보는 것이 좋다(성도-시안 간 고속철도도 개통된지 2년 정도 밖에 안되었다).


성도무후사에 대한 설명. 자세히 보면 놀랍게도 한글 설명이 있다.

성도 무후사 문이 열리자 우리는 무후사로 들어갔다. 성도무후사는 생각보다 큰 규모이다. 위 사진의 안내도에서 살짝 보이는데, 중앙에 있는 동그란 부분이 유비의 묘가 있는 유비 혜릉이다. 그 오른편에 있는 각종 건물들의 앞 부분은 유비를 추모하는 유비혜릉의 구역, 바로 뒤쪽은 모두 제갈량을 주로 추모하는 무후사의 권역이다. 뭔가 뒤바뀐 것 같기는 하지만, 여튼 그렇다.

아, 참고로, 성도무후사에서는 오디오 가이드가 있다. 그런데 한국어는 제공되지 않고, 조선어가 제공된다. 다시 말해서, 북한 말로 오디오가이드가 나오는 것이다. 뜬금없이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북한말 오디오가이드를 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성우가 정말 진지하게 북한말로 설명을 하는데, 그 설명 내용이야 그렇다치고, 북한말을 언제 들어보겠는가? 신기한 경험이었다.


유비전 구역

사당의 정문 양 옆 회랑에 있는 악비의 친필이라는 제갈량의 전출사표. (후출사표는 반대편 회랑에 있다)
유비, 관우, 장비 3형제를 모시고 있는 유비전. 자세히 보면, 유비의 조각상이 보인다. 참고로 건물 내에서는 관우와 장비의 조각상이 함께 있는데, 방은 구분이 되어있다.
유비 사당 중앙에 있는 유비의 조각상이다. 청나라 강희제 때 만들었고, 다행히 문화혁명 때 파괴되지 않은 중국 내에서도 귀한(...) 조각상이다.
관우의 조각상. 훗날 황제로 숭배되었기에, 황제의 복장을 갖추고 있다.
장비의 조각상. 다음 편에 나오게 될 장비의 묘가 있는 낭중고성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중국에서는 장비의 얼굴을 까맣게 묘사하고 있다.
유비 조각상의 옆에는 저렇게 부처님 비슷한 조각상이 있는데, 저 사람은 촉한 유선의 5남 유심 이라는 분이다. 촉한 멸망 당시 왕자들 중에서 홀로 자살을 했기 때문에(유선의 장남이 아니다), 모셔진 것 같다. 참고로, 유비의 아들 유선과 유선의 장남 유선(아버지랑은 한자가 다르다)은 모두 항복했지만, 손자인 유선은 종회 반란 실패 이후 위나라 군사들에게 죽었다.

 


유비전의 좌우로는 촉한의 주요 무신과 문신 조각상이 있는데, 모두 청나라 시대 작품이다. 약 40명 정도라고 하는데, 삼국지연의 등을 통해서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도 있지만, 잘 들어보지 못한 인물들도 있다. 유비 사후 촉나라의 관료들도 많기 때문에 삼국지연의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식으로.. 유비를 마주보고 왼편에는 무신이, 오른편에는 문신이 있다.

다양한 인물들이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바로!

조운... 맞다. 여러분들이 아는 그 조자룡이다. 사실 조운의 연배는 유비, 관우, 장비와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러니 저게 더 정확한 묘사이고... 조운을 꽃미남의 전형으로 알고 있는 일본인들이 와서 기겁하지 않을까?

(참고로, 조운의 묘는 성도의 어느 중학교 안에 있다고 하는데, 만화가 이현세가 방문한 적이 있다.)


무후사 권역

무후사 구역의 정문. 유비전각의 후문을 겸하고 있다. 저 안쪽에 승상님이 보인다.
지붕 위에 저렇게 생긴 장식이 있다. 기능은 모르겠고. 암튼 신기하다.
성도 무후사 전각 내의 제갈량. 한국에서의 일반적인 이미지보다는 살이 있으시다. 


삼의묘 구역

무후사 전각의 뒷문을 가면, 삼의묘라는 구역이 있다. 왠지 이 건물은 청나라 시대 건물은 아닌듯 하고 새로 생긴 것 같은데, 유비, 관우, 장비의 젊었을 때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복식도 그렇고-

삼의묘 전각의 모습. 가운데로 들어갈 수 있다.
삼의묘가 궁금한 사람은 읽어보자. 참고로, 간체자로 '옳을 의'는 저렇게 쓴다. 
삼의묘 내의 유비, 관우, 장비 조각상. 유비전 내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장비 얼굴은 여전히 까맣다.


유비 혜릉 구역

삼의묘에서 유비 혜릉의 뒤편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그 길로 가면, 이런 공간이 나오는데-

저 멀리 나무가 심어진 곳이 유비묘의 봉분이다. 엄청 높은 건 아닌데, 경주 황남대총 정도의 크기는 된다.
여기가 엄청난 핫플레이스다. 왼편은 무후사, 오른편은 유비혜릉인데, 대나무와 붉은 벽 색깔이 대조를 이루어서, 사람들이 사진을 굉장히 많이 찍고, 특히커플들도 많이 찍는다. 블로그에 올릴 줄 모르고, 따로 사진을 안찍어둬서.. 일단 내 사진은 모자이크를...
유비 혜릉의 봉분을 가까이에서 찍은 모습. 잔디가 깔여 있는 게 아니다. 주기적으로 관리를 하는 듯한 모습.
한소열황제지...(??) 아무튼 유비 혜릉 봉분을 정문에서 정면으로 바라보면 보이는 비석이다. 청나라 때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성도무후사, 유비혜릉 끝.

내가 생각해도 보기 좋게 찍힌 사진이 별로 없는데-. 블로그 하려고 갔던 건 아니니, 이 정도로 마치기로 하고...

그리고 성도무후사를 영상으로 관찰하고 싶은 분은, 만화가 이현세 씨의 아래 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https://youtu.be/3SifycI90jI

성도무후사에 대한 영상

성도에 있는 조운묘 영상(영상 내 4분 10초부터 보면 된다)

https://youtu.be/pBZqGmn_-ec


성도역 가는 길.

성도무후사에서 성도역까지 이동경로

성도 무후사가 생각보다 큰 규모였기에, 약 2~3시간 정도 구경을 했던 것 같다. 우리 일행은 유비가 한중왕에 오른 이후 파 지역을 다스리기 위한 치소가 있었던 낭중(중국 사천지방에서는 천북지역으로 불린다)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동 방법은 철도. 고속철도는 아니었지만, 중국의 철도는 우리나라의 철도와 달리 정차하지 않는 역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즉, 기차편을 교대로 편성하는 것 같은데, 가령 A-B-C-D-E 의 경로로 기차역이 있다면, 홀수편은 A-C-E 이런 식으로, 짝수편은 A-B-D-E 이런 식으로 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경우보다 표정속도가 빠른 편이다.

이전 포스팅에도 언급했지만, 중국의 경우 지하철이 아닌한 어지간한 버스나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이 우리 시간으로 10시면 거의 끝나기 때문에, 반드시 일찍일찍 출발하자.


성도역의 모습. 택시 안에서 찍은 사진이다. 참고로, 성도역 앞은 광장이 있는데, 거의 광화문 광장 만한 크기(;;;)이다.
우리가 탔던 낭중행 기차. 참고로, 나는 여행 가면 면도를 안 하고, 그야말로 신경을 아예 안쓰므로..(블로그에 올릴 줄 몰랐..) 배경만 보자!
성도에서 낭중 가는 길에 보이는 흔한 중국의 강. 트랙터가 보이는가? 대륙의 기상.
낭중역 도착. 하필 비가 왔고, 너무 시골이라 역사에 택시가 대기하고 있지 않았다. 현지인들은 어플로 택시를 부르던데, 우리는 어플이 없었으므로- 하염없이 기다리고.. 택시 잡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간신히 택시를 탔다.


참고로, 성도에서 낭중까지는 대략 3시간 정도 걸린다. 

2018년 9월 10일의 이동 경로


다음 편엔, 장비의 고장, 낭중고성을 다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