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낮, 법무법인 창천에서./벼농사 일을 하며.

캣팜4일차.. 정말 안녕, 길냥아 & 길냥이 잡는 방법

2019. 10. 2., 아침부터 회사에서 전화가 왔었고, 사정을 살펴보니- 6층 테라스에서 어디론가 떠난 줄 알았던 길냥이가, 사실은 6층 테라스에 연결된 여자 화장실의 조그마한 창을 통하여(그런데 그 높이가 꽤 높은데; 여기로 들어갈 줄이야.. 놀라운 고양이의 점프력)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이틀 간을 소리도 안 내고 숨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확히는 세면대 옆에 있는 핸드타올 거치대 안쪽에 숨어있다가, 누군가 핸드타월을 뽑을 때에 뛰쳐나왔다고...


히스토리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부터 읽자.

https://lawview.tistory.com/130

 

[법무법인 창천] 사옥 이전 & 길냥이 구조

안녕하세요 ^^. 약간 반말로 쓰다가, 이렇게 존댓말로 쓰니 부끄럽습니다만, 오늘의 포스팅은 저희 법무법인 창천이 사옥을 이전하였기에 안내드리기 위하여 포스팅합니다. 저희 법무법인 창천은 2017. 6. 설립되..

lawview.tistory.com

https://lawview.tistory.com/132

 

[법무법인 창천] 캣팜 2일차... 길냥이의 운명은?

드디어, 사무실 이전 이후 첫 영업일. 생각지도 않았는데, 캣팜(cat-father?)이 되어 있었다. 지난 주말동안, 고양이를 발견하고, 그 친구를 옥상의 그 애매한 공간에서 사다리를 통하여 구조하였고.... 구조라는..

lawview.tistory.com

https://lawview.tistory.com/133

 

[법무법인 창천] 캣팜(?) 3일차.. 회사 이사 마무리 & 안녕, 길냥아.

사실 서초동에서 도곡동으로 회사를 이전하며, 하필 이사하는 그 날(2019. 9. 28. 토요일) 옥상에서 울고 있는 새끼 고양이를 내가 처음 발견했고, 급하게 밥을 먹이고 다음 날 옥상에서 내렸던 건 나와 권상욱 변..

lawview.tistory.com


생각지도 않았다가 고양이를 맞이한 분은 혼비백산이 되었고, 6층 여자 화장실은 사실상 폐쇄되었다. 그리고 6층 여자 화장실에 고양이를 잡기 위하여, 다른 변호사님들과 함께 고양이를 찾아봤는데-.

고양이가 없다(!)

심지어 천장 위까지 뒤져보아도 없길래, 도대체 어디를 간 것인가- 하고 자포자기 상태가 되었더니, 비로소 화장실 변기 뒤에서 바짝 긴장해서 있는 것을 다른 변호사님께서 (휴대전화 셀카모드를 이용하여) 발견하였다. 정확히는 화장실 변기 뒷편(사람이 앉는 곳의 하단)의 빈 공간에 들어가 있었는데- 사실 그런 공간이 있는지도 몰랐다.

(휴대폰 셀카모드의 유용한 사용법!)

https://www.youtube.com/watch?v=21qTLIt5X88

오른쪽의 고양이 발을 주목합시다. 왼쪽은 쪼그려 앉아있는 내 모습..

이후 장갑을 끼고 고양이를 꺼내려고 엄청나게 노력해봤는데-. 시도하는 사람마다 엄청난 냥냥 펀치(!)를 두들겨 맞고 물리기도 하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포기했다.

고양이가 물을 싫어하는 점에 착안해서, 분무기로 물을 뿌려봤는데- 결과는.. "그냥 맞고 가만히 서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GoogLoJ-KE

길냥이 왈 : 물 맞고 말지. 니들이 더 싫어...

결국 포기하고, 6층 화장실 문을 닫고, 나왔다. 그 이후 잠시나마 시간이 지났을 때에, 문을 살짝 열어보았는데- 아무래도 물 때문인지 고양이가 화장실 변기 밖으로 나와 있었고. 고양이를 잡으려는 소동을 거쳐 결국 고양이가 화장실 창문을 통하여 다시 6층 테라스로 나갔다.

그런데 하필 2019년 10월 2일은,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권으로 비가 오는 날. 길냥이가 멘붕에 빠지게 된 순간...

서로가 서로에게 할 말이 많다...


다음 날이 휴일이기도 했고, 사실 사람을 조금이라도 따를 것 같았다면 길러볼 생각도 있었는데-. 고양이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것 같아서, 고양이를 내보내 주기로 했다.


길고양이를 포획하려면 이렇게 하면 되겠다(정답 : 주민센터에서 포획틀을 빌리자).

1. 다산 콜센터(120)에 전화하여 동물 구조를 요청한다.

- 답변 : 어쩌라고. 그냥 알아서 하세요. (구청 연락처라도 알려달라고 하면, 구청 담당과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참고로 서울시 차원에서는 동물 구조 협회 같은 곳도 없었던 것 같았다).

2. 강남구청(관할구청) 지역경제과에 전화하여 동물 구조를 요청한다.

- 답변 : 어쩌라고. ㅠ.ㅠ 딱하긴 한데, 우리는 따로 인력이 없다. 동물 구조 협회 같은 단체도 모른다.

3. 근처 동물병원에 전화해봤다(정확히는 포획틀을 파는지 물어봤다).

- 답변 : 포획틀은 안 판다. 그런데 몇 년 전에 고양이 포획틀을 시 차원에서 주민센터에 내려보낸 적이 있으므로, 주민센터에 연락해봐라.

4. 주민센터에 전화해봤다.

- 도곡2동 : 포획틀 있는지 확인해보고 연락 주겠다. (10분 정도 후 전화 연락이 옴) 도곡2동 포획틀은 찾을 수가 없고, 도곡1동에 문의해봐라. 연락처 알려주겠다.

- 도곡1동 : 포획틀 있는지 확인해보고 연락 주겠다. (10분 정도 후 전화 연락이 옴) 도곡1동 포획틀은 고장 난 상태이다. 역삼2동에 2개 있는 걸 확인했고, 본인이 연락해놨으니 다음 전화로 전화해서 포획틀을 대여하면 된다. 관할 동 거주자 아니어도 상관없다.

- 역삼2동 : 와서 빌려가면 된다(배달 안된다). 사용법 알려주겠고, 반납은 꼭 해야 한다.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생겼다. 그리고 꽤 무겁다. 택시가 안잡혀서 버스로 운반했는데- 버스로 옮기기에 무리가 따르는 크기와 무게이다.


대여한 포획틀을 6층 테라스에 설치했다. 그리고 6층 전체를 소등하고 자리를 비웠다.

설치한 포획틀. 나도 못 먹는 편의점 표 순닭가슴살을 미끼로 걸어놓았다.

그리고 1시간 후.. 아무래도 배가 고팠을 고양이 님이 포획되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 멘붕에 빠진 길냥이. 저 안쪽에서 앞뒤로 계속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포획틀을 들자 안에서 "하악"거리고, 너무 발버둥을 쳐서, 아무리 새끼라지만 고양이가 무섭게 느껴졌다. 저렇게 발버둥 치다가 먹이를 걸어놓았던 갈고리 같은 곳에 몸이 찢길까 걱정도 되었고..

그냥 큰 길가에 놓아주기도 불안해서- 근처의 가까운 공원으로 이동했고, 마지막으로 인사를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h44jyIAAtY

빨리 열어달라는 몸짓에- 포획틀 입구를 열어주었다.


문을 열어주자 약 2초 정도 망설이다가, 사진 찍을 틈도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속력을 내어서 시야에서 사라졌다. 허허. 보통 뒤를 한 번쯤은 볼만한데-

그렇게 님은 갔습니다. 이제 길냥이 시리즈는 끝입니다. 이제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도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의 소득 : 길냥이는 주민센터에서 포획틀을 빌려서 포획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