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밤, 집에서./책, 그리고 감상.

반짝반짝 빛나는 - 에쿠니 가오리


(시작을 어떻게 할까, 혼자 고민하다가.)

무턱대고.


여러분들에게는 당황스럽겠지만, 과연 섹스 없는 결혼은 성립할까.

그보다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섹스 없이 사랑할 수 있을까.

뭐 내 말은, 섹스해야만 사랑한다는 건 아니지만, 사랑한다면 섹스해야되지 않을까요-

--

이런 외설적인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 하고, 어쨌거나-

제목이 좀 특이하긴 하다.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는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정신병자"이고.

남자는 애인이 있는 동성애자이다.

둘은 서로 그 사실을 알고 결혼했고, 여자는 곧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곧 남자의 애인까지 포용하게 된다.

"왜 곤(남자의 애인)은 무츠키(남자)의 아이를 낳을 수 없어요?"
"무츠키들은 은사자같아."

이마에 요시모토 라는 아동문학가가 쓴 해설에서 저 두마디 대사가 나오는 데, 나도 저 두마디 대사가 가장 마음에 닿았고, 슬펐다.


어쨌든,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든 저 둘은 반짝반짝 빛나는 사랑을 하고 있다. 느낄 수 있다. 쇼코(여자) 의 무츠키를 생각하는 마음은 빛나는 것 같다. 정말.


물론 저러한 사랑은 아름다워보이지만, 난 추구하지는 않는다. 즉, 당신들의 문제가 된다면 바리바리 온 몸을 떨면서 난리를 친다는 것은 본능의 문제가 아닌가.

휴-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니라서인지. 어쩌면 우리들이 할 수 없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빛나보이는 이야기.



그리고 주제와 벗어난 이야기이긴 한데, 쇼코의 정신병은 솔직히 말해서 좀 귀엽기까지 하다. 유채화로 그려진 보라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고, 유카어쩌고 하는 나무와 이야기하며 싸우기도 한다(물론 내 문제가 되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어쩌면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의인화<-하는 것, 최초로 정신병자에게 시작된게 아닐까.

그리고 동성애자. 불결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어쩐지 생각보다 가깝게 느껴진다. 그것참, 희안하다. 사람이란. 너무나 다양한 Colour를 가지고 있고. 너무나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러나 역시 내 문제가 되면 싫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서문 중 일부를 쓰고 이야기를 끝맺는다.
( 아마, 너희들에게 와 닿을껄? +_+)

"...솔직하게 말하면, 사랑을 하거나 서로를 믿는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만용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것을 하고마는 많은 무모한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힐 수 있다면 영광이겠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이란 제목이 정말 잘 어울리는 이야기이다.


P.S 그리고 나도 무모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사랑이든 서로를 믿는 다는 것. 그건 혼자 한다고 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언제나 슬펐다. 누군가, 밤에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바로 그 사람들은 솔직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