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5. 4. 작성
채플 시간 전에 쓰려고 했었는 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이제서야 쓴다.
에쿠니 가오리.
냉정과 열정 사이.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이 두권을 읽었는 데, 이번 책은 너무 좋았고, 너무 편안했다. 또 강조하지만, 호텔 선인장을 읽을 때 무척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2'라는 사람과 '오이'라는 사람, '모자'라는 사람. 이렇게 셋이 어느 도회지의 아파트인, 호텔 선인장 이란 곳에서 살아가며 만드는 이야기다. 의인화된 소설은 지극히 유치할 줄 알았던 나였지만, 일본적인 분위기로 의인화된 소설 속 풍경은 실제 사회보다 더욱 현실적인 모습에 가깝다.
2는 그의 이름답게 논리적이며,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이고, 오이라는 사람은 역시 그의 이름답게 싱그러움을 추구하며 운동을 좋아하는 정력적인 사람, 그리고 모자 또한 그의 이름답게, 그의 이름답게 방랑하며 별 미련없이 모든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그들 나름대로의 관점, 이것들을 비교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며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미묘한 시각차이의 원인을 알 수 있고, 그것들 틈에서 또한, 우리는 아름다움과 일상의 미묘한 쪼개짐, 또는 어긋남을 알 수 있다.
위의 그림은 삽화 중 일부인 데, 이러한 그림들 역시 눈을 너무나 편안하게 해준다. 대부분 계단을 그린 그림인 데, 책장을 넘기며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오히려 그림을 보기 위해 책을 빨리 넘긴 것이 아닐까?),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라는 모자의 생각. 여러분에게 비밀이 있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한 오이. 오이의 운동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던 2가 오이와 모자가 없이는 허전함을 달랠 수 없게 되어가는 변화.
이 모든 것이 정말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고, 모습이 아닐까 싶다. 한편의 동화같은 이야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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