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실렌티! 체이홉. 칼마시케시코 칼마시케시코시 고려대학, 칼 마시케시코시 고려대학.
이거 맞는 지 모르겠다. 아무튼 고려대학교의 교호인 데.
저 중 "체이홉"은 이 책의 작가인 "안톤 체호프"라고 한다. 러시아의 문학 거장이라고 하는 데..
천마 도서관을 뒤지다가 문득 그 사실이 떠올라 이 책을 골랐다. 또 후회도 없었다. 소설이 괜찮았다. ㅋㅋ 약간은 소박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화려한 것이 없어서.
#1. 반카 :
마부가 끄는 우편 마차가 종이 울리며, 그 편지를 세상 어디라도 배달해준다.
- 아쉬운 소년의 꿈. 반카의 소망은, 분명 이루어지지 않을 테지만. 이런 눈에 보이는 뻔한 반전을, 절대 유치하게 서술하지 않은, 안톤 체호프. 참 부럽다. 그 사람의 재주란. 빼어난 예술가의 재능.
#2. 학생 :
인생은 멋지고 신비로우며 심오한 의미로 가득찬 것이라 느껴진다.
- 아마도 대학 시절에 이 작품. 학생 을 읽었다면, 굉장히 가슴에 와 닿았던 것 같다. 나도 항상 그랬다. 마음 한켠 어딘가에 회의감을 심어놓고, 조금만 기분이 우울해질 때면, 그 회의감에 묻혀지내곤 했다. 누가복음이었던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저 책 안의 그 성경의 구절은. 책 속처럼, 누군가에게는 누구도 모를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자신만에게. 내가 물방울 있는 장미꽃을 볼 때면 박지현과 장정원이 떠오르는 것처럼. 인생은 멋지고 신비로우며 심오한 의미로 가득찬 것이다.
#3. 상자속의 사나이 :
세상은 편안하고 구슬프게 아름다운 곳으로 변모한다. 별빛도 감동한 듯 다정하게 빛나고.
- 상자 속의 사나이. 가장 난해했던 것 같다. 5편의 단편소설 중. 사실 아직도 그 의미를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렇게 자신의 틀 안에 갇혀 사는 상자속의 사나이는 어쩌면 우리들 자신의 모습일 지도 모른다. 온갖 도덕과, 윤리와 예절의 틀 안에서 우리 자신의 모든 가능성을 가둬버리고 있다는 것.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것. 우리의 생각을 닫고 있다는 것. 그런 것을 우리에게 암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아무튼 규율은 없으면 없을 수록 좋을 것이다...
#4. 기우 :
저 멀리 하늘과 땅에 아스라이 섞여드는 지평선에는- 이제 더 이상 캄캄한 밥길도, 클림도 무섭지 않다.
- 상당히 코믹하다. 어느 사람이 여행하다가 마차를 타는 데, 혼자서 마부를 의심하여(마부가 강도인 가 싶어) 온갖 과장을 다한다. 결국 있지도 않은 총을 들먹거리자, 마부가 "어이쿠! 가진 것을 다 드리겠습니다. 살려주십시오!" 하면서 땅에 엎드린다. ㅋ 둘다 서로를 의심하고 있었다. 저 사람은 강도이다. 강도이다. 하면서.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을 어느정도는 의심하는 듯 싶다. 그러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5. 검은 수사 :
날 온통 사로잡을 사랑이 필요하오!
스페셜하다. 이 작품은 각색해서 영화로 만들어도 될 듯 하고, 누군가 장편 소설로 다시 써도 훌륭할 것 같다. 나는 영화 "뷰리풀 마인드"가 떠올랐는 데.
뭐 비슷하다. 정신병의 소유자. 그러나 이 작품 속 주인공은, 그 정신병(검은 수도사가 나타나서 주인공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다)을 앓고 있을 때는, 자신의 능력을 극도로 잘 발휘하고, 미래가 창창한 그런 학자였건만.
정작, 사랑을 하고, 결국 결혼하게 되어 인생을 실패하게 된다. 아내가 주인공의 정신병을 치료하려 하지만, 그것은 주인공에게 삶의 원동력인 자신감, 자부심을 없애는 걸 의미했다. 결국 인생의 틀을, 뜻을 잃어버린다.
정신병. 참 이 병도 골치아픈 것 같다. 휴- 세상엔 단순한 일이 그다지 많지 않으니-
어쩄거나 이 다섯편의 단편 소설. 너무너무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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