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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법무법인 창천에서./법률 상식 & 서식

[민법] 보증계약 서면주의와 전자서명 총정리 (민법 제428조의2)

(작성일: 2025. 5. 14.)

보증은 신중해야 하는 법률행위이다. 누군가의 빚을 대신 갚아줄 수도 있는 책임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보증을 섰다가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고 보증 관련 분쟁을 줄이기 위해, 우리 법은 보증계약 시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을 요구하는 서면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원래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보증인보호법')에 규정되어 있던 서면주의는, 더 넓은 범위의 보증인을 보호하기 위해 2015년  개정된 「민법」에 반영되었다. 이번에는 민법 제428조의2를 중심으로 보증계약의 서면주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실생활에서 주의해야 할 점들을 단계별로 살펴보겠다.


1. 보증의 방식: 서면주의란 무엇인가? (민법 제428조의2)

「민법」 제428조의2는 보증의 방식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428조의2(보증의 방식) ①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 ② 보증채무를 보증인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제1항과 같다. ③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에는 그 한도에서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보증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

핵심은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이다. 말로만 하는 보증이나, 단순히 이름만 적힌 종이만으로는 보증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보증 의사를 명확히 하고, 보증인이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려는 취지이다. 

팁: 보증계약서 작성 시, 반드시 본인이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직접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해야 한다. ‘나중에 문제 생기면 책임지겠다’는 구두 약속은 법적 효력이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2. '기명날인'과 '서명', 정확히 무엇이 다른가?

법 조항에 명시된 '기명날인'과 '서명'은 비슷해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 서명 (署名): 보증인 본인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제3자가 보증인의 이름을 대신 쓰는 것은 원칙적으로 서명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6다233576 판결 참조). 이는 보증인이 직접 의사표시를 한다는 서명 고유의 목적을 살리고, 경솔한 보증을 막기 위함이다.
    • 주의점: 타인이 대신 이름을 적는 경우, 보증 효력이 부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기명날인 (記名捺印): 이름이 기재되고 도장이 찍히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이름을 기재하는 주체는 반드시 본인일 필요는 없다. 즉, 타인이 이름을 쓰고 보증인 본인의 도장을 찍거나, 미리 인쇄된 이름 옆에 보증인 본인의 도장을 찍는 것도 유효한 기명날인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다282473 판결 참조).
    • 주의점: 계약서에 이미 이름이 타이핑되어 있다면, 그 옆에 반드시 본인의 도장을 찍어야 한다. 도장 역시 본인의 의사에 따라 날인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결국, 서명은 반드시 자필이어야 하지만, 기명날인은 이름 기재를 타인이 대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3. 보증 의사표시는 어느 정도여야 인정될까?

민법은 '보증의 의사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한다'고 규정할 뿐, 그 구체적인 형식이나 문구를 정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실제 분쟁 발생 시 법원은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증 의사의 존재 여부를 판단한다. 대법원은 "작성된 서면의 내용 및 그 체제 또는 형식, 보증에 이르게 된 경위, 주채무의 종류 또는 내용, 당사자 사이의 관계, 종전 거래의 내용이나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며, 반드시 서면에 '보증인' 또는 '보증한다'라는 문언이 기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다23372 판결 참조)

팁: 비록 특정 문구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계약서에 '보증인', '연대보증인' 등의 지위를 명확히 하고, 보증의 범위와 책임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애매한 표현이나 불분명한 약정은 피해야 한다.


4. 전자문서(앱, 인터넷)를 통한 보증계약, 효력이 있을까?

디지털 시대에 많은 계약이 전자문서로 이루어지지만, 보증계약은 원칙적으로 예외이다.

  • 원칙: 전자적 형태 보증 무효.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는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이메일, 문자메시지, 앱을 통한 전자서명 등은 원칙적으로 보증계약으로서 효력이 없다. 이는 보증인의 신중한 의사결정을 더욱 강조하기 위함이다.
  • 예외: 기관보증 등 특정 경우 유효. 다만,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하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은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가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보증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예외를 두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보증인이 (보증을)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경우이다. 이는 신용보증기금, 건설공제조합, 보증보험회사 등과 같이 보증 자체가 영업이나 사업인 전문기관(일명 '기관보증')이 전자적 방식으로 보증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러한 기관보증은 경솔한 보증의 위험이 적고, 오히려 서면 계약만 강요할 경우 거래계의 혼란과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당시의 전자문서법 개정 이유에도 동일한 취지의 문구가 있다)
  • 따라서, 개인이 개인사업자로서 다른 사업체의 대출을 보증하거나, 일반 회사의 대표자가 회사 채무에 대해 앱을 통해 연대보증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위 예외에 해당하지 않아 효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주계약(예: 대여계약)이 사업 관련 계약이라 할지라도, 보증계약 자체가 보증인의 '영업 또는 사업'이 아니라면 전자적 방식의 보증은 인정되지 않는다.
제4조(전자문서의 효력)보증인이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는 「민법」 제428조의2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같은 항 본문에 따른 서면으로 본다.

팁: 일반 개인이나 회사가 보증을 서는 경우, 반드시 종이 서면에 직접 기명날인하거나 서명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따라야 안전하다. 상대방이 앱이나 인터넷을 통한 간편 전자보증을 요구하더라도, 그 효력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5. 물상보증의 경우에도 서면주의가 적용될까?

물상보증은 타인의 채무를 위해 자기 소유의 부동산 등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친구의 대출에 자신의 아파트를 저당 잡아주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물상보증계약에도 민법상 보증의 서면주의가 적용될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법 규정이나 확립된 대법원 판례는 아직 부족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물상보증에는 서면주의가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1. 물권법과 채권법의 차이: 보증인의 서면주의는 민법 '채권편'에 규정되어 있으나, 물상보증은 물권적 담보제공 행위로 민법 '물권편'에 관련 규정이 있으며, 물상보증인은 담보물로 물적 유한책임 만을 담보할 뿐이므로 인적담보와는 성격이 다르다.
  2. 책임 범위의 차이: 일반 보증인은 주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하면 자신의 모든 재산으로 책임을 지지만, 물상보증인은 담보로 제공한 특정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진다.
  3. 보증인보호법의 적용 범위: 대법원은 보증인보호법이 인적 보증에 적용되며, 물상보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4다83142 판결) 민법의 서면주의 규정이 보증인보호법의 취지를 이어받은 점을 고려할 때, 물상보증은 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결론: 신중한 보증, 안전한 계약

보증계약의 서면주의는 보증인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법적 장치이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보증계약은 반드시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이루어져야 효력이 있다.
  • 서명은 본인이 직접, 기명날인은 이름 기재 후 본인 도장 날인을 의미한다.
  • 전자문서를 통한 보증은 기관보증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유효하며, 일반 개인이나 회사의 전자보증은 효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 물상보증의 경우 서면주의가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계약 내용은 명확히 서면으로 작성하는 것이 안전하다.

보증은 한순간의 결정으로 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는 행위이다. 따라서 보증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반드시 그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본인의 의사를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