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5. 9. 26.]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은 임직원의 장기근속과 성과를 유도하기 위한 효과적인 보상 제도이다.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 만큼 미래에 주식을 저렴하게 사들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하지만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직원이 행사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퇴사하는 경우, 과연 언제까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까?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에서는 5년의 행사기간을 보장했지만, 개별 계약서에 '퇴사 후 3개월 이내 행사'라는 조항이 있다면 어느 것이 우선할까? 이와 관련된 중요한 대법원 판례(2018. 7. 26. 선고 2016다237714 판결)를 통해 퇴사자의 스톡옵션 행사기간에 대한 실무적 쟁점을 명확히 정리하고자 한다.
사건의 개요: 5년의 행사기간 vs 퇴사 후 3개월 시점 소멸 조항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 당사자: 회사에서 근무하다 퇴사한 직원들(원고)과 스톡옵션을 부여한 회사(피고)이다.
- 스톡옵션 부여: 회사는 2009년 3월 13일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원고들을 포함한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 주요 내용: 행사가격은 3,455원이며, 행사기간은 2011년 3월 13일부터 2016년 3월 12일까지(5년간)로 정했다. 이는 회사의 정관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 개별 계약 체결: 회사는 같은 날 원고들과 개별적으로 스톡옵션 부여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단서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 "경과기간(2년 의무재직기간)이 지난 후에 퇴직한 경우에는 퇴직일부터 3개월 이내에 행사하는 것이어야 한다."
- 분쟁 발생: 원고들은 의무재직기간 2년을 채운 뒤 각각 2011년 7월과 12월에 퇴사했다. 그 후 퇴사일로부터 3개월이 훨씬 지난 2015년 1월, 회사에 스톡옵션 행사를 청구했다. 회사는 '퇴사 후 3개월' 조항을 근거로 이를 거절했고, 결국 원고가 스톡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취지의 소송으로 이어졌다.
1심과 2심, 대법원은 모두 회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정관과 주주총회에서 정한 행사기간과 개별 계약에서 정한 단축된 행사기간 중 무엇이 우선하는가이다.
대법원의 판단: 개별 계약의 유효성을 인정하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주며, 퇴사 후 3개월 이내에 스톡옵션을 행사하도록 한 개별 계약 조항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그 논리는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1. 상법은 행사 시작 시점만 규정할 뿐, 종료 시점은 자율에 맡기고 있다.
상법은 스톡옵션 남용을 막기 위해 주주총회 결의일로부터 '2년 이상 재직해야 행사할 수 있다'고 권리 행사의 시작 시점만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행사해야 하는지, 즉 종료 시점에 대해서는 별도로 정하지 않고 회사의 자율적인 결정에 맡기고 있다.
2. 스톡옵션의 구체적 내용은 '개별 계약'으로 확정된다.
일반적으로 비상장회사의 스톡옵션 부여 절차는 정관 → 주주총회 결의 → 개별 계약의 3단계를 거친다.
- 정관은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하는 단계이다.
- 주주총회 결의는 부여 대상자, 수량, 기간 등 큰 틀을 결정하는 회사의 내부 의사결정 절차이다.
- 개별 계약은 주주총회 결의를 바탕으로 회사와 대상자가 구체적인 권리와 의무를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단계이다.
대법원은 주주총회 결의가 모든 세부 사항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인 권리 내용은 개별 계약을 통해 구체화된다고 보았다.
3.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계약상 변경은 유효하다.
따라서 회사가 주주총회 결의에서 정한 행사기간을 개별 계약을 통해 일부 변경하거나 조정하더라도, 그것이 스톡옵션 제도의 본질적인 내용을 훼손하거나 기존 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균형을 해치지 않는 한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서 '퇴사 시 3개월 내 행사' 조항은, 재직 중인 직원에게는 5년의 기간을 그대로 보장하되 '퇴사'라는 특정 조건이 발생했을 때 행사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이는 스톡옵션 권리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며, 장기근속 유도라는 제도 본래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직원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무효인 조항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이다.
실무적 시사점 및 유의사항
이 판결은 스톡옵션 제도를 운영하는 회사와 권리를 부여받는 임직원 모두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 회사의 관점 (기업 담당자)
- 계약서의 명확성이 핵심이다. 스톡옵션 부여 계약서를 작성할 때, 재직 중 행사기간과 별도로 퇴사, 해고, 사망 등 신분 변동 시 행사기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퇴사 후 3개월'과 같은 조항은 이제 판례를 통해 그 유효성을 인정받았으므로, 내부 정책에 따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충분한 설명 의무를 다해야 한다. 계약 체결 시 임직원에게 해당 조항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여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임직원의 관점 (스톡옵션 권리자)
- 주주총회 결의 내용만 믿어서는 안 된다. 스톡옵션을 부여받을 때 받은 안내 자료나 주주총회 의사록의 내용만 신뢰해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문서는 바로 자신이 서명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계약서'이다.
- 퇴사 관련 조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계약서의 모든 조항을 꼼꼼히 읽어보고, 특히 퇴사 시 권리가 어떻게 변동되는지에 대한 부분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퇴사 후 3개월 경과시 소멸'과 같은 조항을 미리 알지 못하면, 수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결론
대법원은 스톡옵션 행사기간에 있어 정관이나 주주총회의 일반적인 결의보다 당사자 간의 구체적인 '개별 계약'이 우선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퇴사자의 행사기간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단축하는 계약 조항은 유효하며, 이는 '계약 자유의 원칙'을 존중한 판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스톡옵션은 단순히 '받는' 권리가 아니라, 그 내용을 정확히 알고 '관리해야' 하는 권리이다. 회사와 임직원 모두 계약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각자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함으로써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예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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