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금방 읽어버렸을까? 390여 페이지 정도인 데, 3일만에 해치워버렸다.
이거이거 너무 대충 읽은 게 아닌 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할 정도로, 그냥 후딱 읽혔다.
이번에도 주식 투자에 관한 책이지만, 전에 읽었던 피터 린치의 책과는 좀 다르다.
피터 린치의 책은 우선 수익률로만 따지면 워렌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 저리 가라 할 정도로(아마 46세에 은퇴해서 그렇지- 저 두분처럼 70대까지 그 바닥에 있었다면 랭킹 톱 텐에 들었을 지도 모르겠다-)자서전 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 데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하면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지(그래봤자, 미국의 증시에 맞는, 게다가 90년대 닷컴 열풍 전에 있었던 일들을 주로 사례로 들었기 때문에 그대로 따라하다가는 좀 에러가 발생할 테지만-)에 관한 책이다.
그러나 마크 티어란 분이 쓴 책은 우선, 투자하는 사람들의 마인드에 관한 책이다. 구체적인 기법이 아주 안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투자 공식을 제시한다기 보다는, 투자자로서의 마인드와 태도,,,그래! 제목처럼 투자습관을 우리에게 제시해준다. 물론 워렌 버핏과 조지 소로스라는 다른 방법으로 투자에 성공한, 대표적인 두 인물을 비교하며 공통점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즉, 신뢰가 조금은 간다는 말이다.
저 분들을 보면 참 돈이 쉽게 벌리는 것 같지만, 정말 그것은 어불성설일 게다.
지난 피터 린치의 책도 마찬가지고, 이번 책도 마찬가지고.
허황된 꿈을 읽는 이에게 정말 잘 심어주는 것 같다. 물론 투자는 재테크의 수단으로서 우리에게 필요하고, 언젠가 우리 뇌리에 꼭 인식되어야 할 테지만.
내 생각이긴 하지만 투자 만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확실히 "수학"적 재능 또는 "시장"을 보는 육감이 선천적으로 나야할 것 같다.
물론 마크 티어라는 이 책의 저자는, 그러한 것은 자신의 머리가 "이해" 하고 여러 잘못된 선택을 통해 얻은 경험으로써 옳은 선택을 하게 되는 이른바 무의식적인 투자가의 자질을 갖게 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지만,..잘은 모르겠다.
이 책의 시작은 주식 시장에 대한 잘못된 생각 7가지를 나열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생각보다 가슴에 와 닿는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저 7가지 중 5~6가지는 정말 내가 그렇게 생각해 왔던 것이었다. 예컨대, "주식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거나.."큰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거나..
그러나 그러한 생각들이 오류임을 마크 티어는 꽤 논리적으로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성공적인 투자가로 갈 수 있는 23가지의 투자습관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위의 두 분 처럼 투자에 온 생명 또는 운명을 걸만한 용기가 없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재산 관리는 능력있는 사람이라면 활용함에 따라서 엄청난 결과를 거둘 수도 있을 테니. 정말 읽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가가 말하는 대로 어느 정도 실천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아울러 한가지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바로 마크 티어가 말한 "지식" 과 "이해" 의 차이.
지식은 단순히 알고 있는 것이지만, 이해는 몸에 배었다는 말이다.
예) "나는 영어에 대한 지식이 많지만, 영어를 이해하지는 못한다."
꽤나 확연한 차이가 나는 예문이 아닐 수 없다.
나도 많은 것을 가능한 이해하고 싶다. 단지 아는 데서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지만, 그 돈으로는 열린 고등학교를 만들고 싶다. 대안학교라도. 대학 와서 쓸데없게 된 수능만을 위한 고등학교는 아닌 듯 하다. 혹시라도 더 많은 돈을 갖게 된다면, 세계 난민을 위한 조그마한 기금을 만들어보겠다. 그리고 촘스키의 철학과 구글의 정신을 결합시켜 조그마한 정치적인 실험도 해보겠다. 인류를 위해서 그나마 할 수 있는. 그보다 더 많은 돈을 갖게 된다면, 나는 노벨상 같은 것을 만들고 싶다. 내 이름을 남기고 싶으니, 그건 어쩔 수 없는 욕심인가.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할 지 알고 싶다. 난 무엇을 잘하는지도 이제와서는 잘 모르겠다. 너무 많은 데에 내 관심이 가있다. 지난 고등학교 떄부터 지금까지.
지리학
정치학
언론학
법학
국제관계학
철학
경제학
몇개 안되는 건가?
저 중 나에게 어떤 것이 가장 맞는 건지, 내 안의 내가 어떤 것을 가장 하고 싶어하는 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으악. 이러한 고민의 순간이 가능한 빨리 사라져주었으면 좋겠다. 이 곳, 군대에서까지 나는 조그마한 수첩에
2007, 08, 09 를 세어가면서
어떤 것을 공부하면 좋을까. 또는 이 길로 간다면 그 떄 쯤엔 어떤 모습일까....를 재어보고 있다.
정말 웃기고도 한심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너무 많은 데, 할 수 있는 일은, 내 마음 속의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단 한 가지도 확신을 가질 수 없게, 그렇게 희미하게 느껴질 뿐이니, 가슴이 아플 뿐이다. 가슴이 아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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