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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집에서./책, 그리고 감상.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 파울로 코엘료

(2006. 8. 7)에 작성된 글




사실, 일주일- 3부작 중 가장 먼저 읽었고, 가장 재미가 없었던 책이었다.

 

솔직히. 사랑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려고 시도해본 적은 많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진지한 사랑인가- 라는 생각을 해보면 "그렇다"라는 대답이 나온 적이 그다지 없기에, 내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주제일지도 모른다.

 

또한, 코엘료의 모든 책에서 "하느님"이 존재하지만, 나는 그 분과는 조금 다르게 "하느님"을 느끼기에, 이해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오 자히르"와 비슷한 느낌을 내게 주었다. 별 감흥을 못느꼈다. 소설을 읽는 재미도 없었다. 오히려 어떠한 철학 책을 읽는 듯한 느낌. 차라리 작가가 수필의 형식을 빌어 직접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인공의 행동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는 매우 아름답고 그 자체로도 빛날 수 있겠지만, 아직 내 지능으로는, 또는 나의 인생 경험으로는 그러한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듯 하다. 언젠가 나이가 들어,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될 때, 이 책을 다시 읽어야 할까.

 

"모든 사랑 이야기는 닮아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나는 내 이야기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알만한 사람들은 대부분 알겠지만, 나의 집착 또는 애정은 정말 끝이 없이 이어지는 듯하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하면서도, 끊어지지 않는다. 풀어질 듯 풀어질 듯 하면서도, 나를 둘러싼 관계, 또는 그사람들을 둘러싼 관계는 결코 풀어지지 않는다.

 

그저 잊혀지는 것일 뿐이다.

 

난 나의 사랑 이야기의 끝이 궁금하다. 그래서 내가 아닌 또다른 사랑 이야기를 더욱 찾고, 읽는 지도 모른다.

 

나는 이 책과 같은 이야기가 싫다. 지금 이순간 내가 다르게 행동한다면, 어쩌면 사랑을 할수도 있다. 뭐 이런 류의 이야기. 모두가 사기 같이 느껴진다. 그만큼 나는 사랑을 해보지 못했다는 것일 것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코엘료가 말하는 "사랑하는 사람은 매순간 기적을 행한다"는 허황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