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8. 11. 작성된 글
악마와 미스프랭.
<그리고 일곱번째 날...> 3부작의 세번째 작품이다.
사랑, 죽음에 이어, 부와 권력(내가 느끼기엔, 돈에 가깝다)을 다룬 작품이며,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 중에서는 가장 세속적인 내용을 다룬 듯 하다(그래봐야, 우리의 마음 속에 와닿을만큼, 또는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절대 아니다).
어쨌거나, 이 아저씨의 책은, 너무 우화적이고 신화적이고, 영적인 이야기가 가득해서, 지금 우리들이 읽기에는 너무나 거리감 있고, 느끼기에 어렵고, 아저씨의 메시지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기엔 경험이 너무나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은, 꽤나. 읽을 만했다. 재미도 있었고.
미스 프랭처럼, 내게도 그녀와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난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을 책 읽는 동안 계속 했던 것 같다. 어느 날, 나에게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이 제안은, 여러분들이 직접 책을 읽어봄으로써 어떠한 것인지 알아보기를 바란다.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인간의 본성을 알아내기에 적절한 제안이다.)
난, 금괴 한덩이를 훔칠 만한 용기가 없다. 그것은 분명하다. 또한 분명한 것은, 난 그러한 이방인의 제안을 내 친구에게 알리고, 서로 이야기를 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할지. 설령 배신당할 위험이 있다해도(난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었다. 나로서는. 홀로 떠안기는 너무나 큰 제안이었다).
이방인의 제안은, 진지한 제안 치고는, 너무나 잔인하고(정말 인간의 본성은 악할 것이라는 생각이 필경 들었다), 장난 치고는 너무나 큰 장난(금괴 11덩이가 달려있다면.)이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코엘료는 어디에서 떠올렸을까. 정말 천재적인 레퍼토리이다.
이야기의 끝도 엉성하지 않다. 처음엔, 살인이 일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아무리 악한 일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한다 하더라도).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이 이야기의 마지막처럼, 누군가가 나서서, 정말 단 한사람이라도 나서서 이러한 일이 절대적으로 옳지 않음을. 그리고 지금 그들이 하려는 일이 어떠한 일인지를 알린다면. 설령 그러한 악행을 막을 수는 없더라도, 주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또다른 누군가가 나서서 다시한번 위와 같이 말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책과 같은 결론을 우리에게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덮고 나서 갑자기 들었던 생각이 있었다.
어쩌면 저러한 일이 "히틀러의 시대"의 광기와 닮지 않았을까. "박정희-전두환"의 시대의 그것과 닮지 않았을까.
그때 우리의 지식인들이 조금만 더 빨리. 미스 프랭과 같은 행동을 취했다면 역사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사실 다를 거라는 확신이 들지는 않는다. 그 시대에서 독재, 또는 그러한 광기와 싸워온 사람들이 분명 있었다. 역시나 현실과 소설은 다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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