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7. 9. 작성된 글
제목은 "헌법의 풍경"
저자는 "검사 출신 대학교수"
내용은 "법조인의 세계와, 나름대로의 법조계 비판과 비전 제시"
아주 지루하기 짝이 없는 조합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변호사 해? 말어?"라는 책에서라든지, 순천고 48회(맞나? 아무튼 2년 선배) 출신이자 천재라고 소문이 났던(서울대 법대 재학중인데 사시는 붙었는 지 모르겠다) 송영훈 이란 사람이 2005년 순천고 교지에 저 책을 인용했길래, 그냥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진효랑 신림동에서. "블랙먼-"과 같이 사버렸다.
법대생은 무조건 읽어야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솔직한 심정으로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한다고 강제하는 것이 아닌, 저 정도는 알고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그런 책이다는 말이다.
법조계의 현실이랄까.
왜 우리가 정의감에 불타는 "법대생 1학년의 마음"을 잃을 수 밖에 없는지. 판사와 검사가 이 사회에 특권층이 될 수밖에 없는지. 아울러 그들에게 걸고 있는 사회적인 기대치가 무엇이며, 그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자신들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 변호사라는 건 도대체 어떤 일을 해야하는건지(특히 가해자를 변호한다는 것에 윤리적인 책임을 느껴야 하는 걸까.와 같은 문제). 와 같은 우리가 법조인이 되기로 마음 먹었다면 분명 한두번쯤은 생각해보았어야 할 일들에 대해, 적절하게, 그리고 쉽게 잘 제시하고 있다.
책의 문체가 서툴다고 해야할까. 사실 그렇게 맘에 들거나 하지는 않지만, 세계는 평평하다- 나 블랙먼- 같은 책들보다는 훨씬 쉽게 읽히는 것이 사실이다(하루만에 그냥 읽은 것 보면 어느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책 속에서 우리가 읽음으로써 느끼고, 또는 인지할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이 이러한 (사실, 나에게만 별로 맘에 안들었던) 사소한 문제들을 충분히 덮고도 남는다.
법조계 내부에서 짧으나마 생활하다가, 주류 법조계에서 스스로 뛰쳐나와버린 저자 나름대로의 경험담이나 에피소드는 충분히 우리에게 무언가 시사하는 바가 있으며, 사회와 법조계 간의 괴리에 대해 서술한 부분은 생각할 만한 문제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우리 시대의 유명한 판검사 나 정치인에 대한 에피소드는 그 사람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을 개연성이 높은 사람들이 보면 꽤나 반가우면서도, 아니- 그랬었단 말이야? 라는 "!"<-를 머리 속에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나의 경우, 함승희 전 의원이라든지, 미연방대법원 블랙먼 판사 등의 경우가 그러했다).
또한 법의 틀 안에서 생각해야 할 법조인이 그러한 틀을 마음대로 넘어가고(월권), 또는 줄여버리고 하는 일들이, 의외로 우리의 상식에 맞는 일이라는 것을(즉, 우리가 법조인에게 기대하는 역할과 법조인 본연의 역할은 어느정도 거리가 존재한다는 것) 우리에게 깨닫게 해주고 있다.
특히 나와 같은 법대생에게는, 법조인이 되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적절한 대답을 우리에게 제시하는 듯 하다.
법대생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무언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많다. 특히 묵비권의 행사를 설명한 7장 이나 각종 차별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지-, 또한 시민이 할 수 있는 조치가 무엇이 있는 지를 설명한 8장은 대다수의 많은 책보다도, 독자의 법적인 상식을 높여주는 데 크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난다면 밑의 세 줄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해준다.
제목은 "헌법의 풍경"
저자는 "검사 출신 대학교수"
내용은 "법조인의 세계와, 나름대로의 법조계 비판과 비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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