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7. 11. 작성된 글
난 사실 이 책이 나온 지 얼마 안 된 줄 알았는 데, 2000년에 유시민이 쓴 책이다. 저 아저씨 2004년에 국회의원 되고, 올해 복지부 장관 되더니. 사실 국회나 정계를 시끄럽게 하고 있기는 하는 듯 하지만, 뭐랄까. 2000년에 썼던 와이 낫? 을 읽어보니, 기대보다 활약이 저조한 듯 싶다. 지금, 이 책을 유시민 의원 자신이 읽어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 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유시민 의원이 어떤 사람인 지 사실 잘은 몰랐지만, 뭐랄까. 대충, 어떤 사람인 줄 알려주는 그런 책이라고나 할까.
자신이 머릿말에 밝혔듯이 "각종 칼럼을 모으고, 그 칼럼들 뒤에 감추어진 이야기를 쓴" 책이다. 책의 주된 내용은 "홍세화" 아저씨와 비슷하지만, 훨씬 더 직설적(누가 어떠한 말을 했다던데, 그런 건 아니다- 이런 식이다)이고, 정치와 관련된 부분이 매우 많다. 그래서인지 공감은 하지만, 신선하지는 않았던 부분이 많았다(문체 빼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치인으로서의 유시민이 "내가 만약 정계에 진출하게 된다면 이렇게 하겠다"라는 각오를 써놓은 책 같기도 하다. 그래서 정치에 대해, 또 사상에 대해 알게 모르게 독자가 무엇인지 감을 잡게 해주는 책인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정치란 것이 어떤 학문인 것인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대충은 느낌이 온다.
여러 분야에 걸친 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안을 만들어내는 학문이라면 어느 정도 말이 될까.
# 일부러 그런 것인지, 글의 문체가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비꼬는 것이 많아보인다. 그래서 유치해보이기까지 하다. 사실 "지식인은 점잖게 써야 한다."와 같은 것도 좀 문제가 있는 인식이긴 하겠다만, 어떻게 보면 강준만 아저씨보다 더 상대를 집요하게 공격하는 듯해 이걸 어떻게 평가해야할 지 모르겠다.
# 진보와 보수, 또는 극우와 급진주의. 이런 사상의 문제가 책 전분야에 걸쳐 있어, 읽는 사람의 사상에 따라서 지독하게 기분 나쁘게 들릴 수도 있고, 아주 시원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나의 경우는 적당하게 시원했다.
# 이전까지는, 홍세화 아저씨나 유시민 의원 처럼 과거 학생운동 전력을 가졌지만, 글을 써가면서 살아가는 사람(유시민 의원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식 소매상)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사는 지, 또는 어떻게 생계를 꾸리는 지 궁금했는 데, 그러한 의문점을 어느 정도 풀어준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는 지에 대한 솔직한 고백, 그리고 앞으로의 각오, 그리고 지적인 고통을 느끼는 사람의 심경이 "에필로그"에 담겨 있는 데., "에필로그" 부분은 꽤 명문인 듯 싶다. 자기검열을 하는 사람의 비애.도 그렇고.
# 사실 더 많은 것을 쓰고 싶지만, 다 읽은 지 며칠이 지나서인지, 아니면 지금 시간이 없어서인 지. 머리 속을 멤도는 이 것들을 풀어낼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 이제 군대에서 책을 자주 읽지는 못하겠다. 어제 성욱이가 보내준 민법 책도 도착했고. 공부를 해야할 타이밍이 온 것 같다. 지금까지 그리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군대에서 읽은 23권의 책은, 무척이나 갚진 지식이 되었다. 1차 휴가 때 들고온 책 중 아직도 5권(구텐베르크 은하계, 법의 정신,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오만과 편견,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이나 못읽었지만, 아쉽게도 앞으로 남은 401일 동안 저 5권도 읽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공부해야 한다.
# 현실을 알기 전까지 사법고시를 보려고 했던 내가 부끄러웠다<-라고 이 책 속에서 말했던 유시민 의원이지만, 나의 경우는. 그 분처럼 세상에 대한 증오와 슬픔이 나 자신을 지켜주지 못하는 듯 싶다. 일단은 기댈 언덕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유시민 의원이나 홍세화 아저씨와 같이 대한민국을 조금이라도 바꾸어보고 싶다. 그 때까지만 기다려주었으면 좋겠다. 지금 가슴 속에서 요동치고 있는 이 열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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