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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집에서./책, 그리고 감상.

울 준비는 되어 있다 - 에쿠니 가오리

2004. 9. 9. 작성된 글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이 책, 7월 20일. 삼척에서 대구로 기차타려 할 때 홍익회(철도청 매점)에서 팔길래 살까? 하고 생각하다 그냥 스포츠 신문을 사버렸었고. 8월 8일, 순천 내려갔을 때 까르푸에 있길래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과 함께 구입했었다.

냉정과 열정 사이- 를 썼었던 이미지로 내 기억에 남아서, 그러하겠구나 하고 책을 펼쳤는 데. 단편소설집인 걸 알고 나서 좀 당황했었던 것 같다.

전진, 또는 전진이라 여겨지는 것.
뒤죽박죽 비스킷.
열대야.
담배 나누어 주는 여자.
골.
생쥐 마누라.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걸.
주택가.
그 어느 곳도 아닌 장소.
손.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잃다.

이런 제목이었는 데. 장편이 아니라 단편이어서인지, 하나같이 클라이막스(절정)로 느껴지는 대목을 찾지 못했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의 일을 적어놓은 일기장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사랑했으나, 그 감정이 식어버리는(또는 상대가 식어감을 느끼는) 경험을 하고 있거나 겪었다는 것.

"우리 한때는 서로 사랑했는데, 참 이상하지. 이제 아무 느낌도 없어."

'골' 의 마지막 부분.

슬프게 느껴진다. 일본과 우리 문화의 차이라 함은, 성이 다소 개방적이라는 것. 그 부분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이 소설들 속의 주인공은 모두 여자이고 또 모두 동거한 적이 있으며(하고 있거나), 대부분 애인과 남자친구가 따로 존재하며,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있느냐의 차이일 뿐. 잠도 같이 잔다는 것.

확실히 생소하다.

좀 시간이 지나고, 나도 그러한 걸 이해할 수 있을 때 다시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결혼이란 게, 생각보다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