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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집에서./책, 그리고 감상.

냉정과 열정 사이 - 에쿠니 가오리, 츠지 히토나리

2004. 9. 28. 작성된 글



Blu, Rosso.

뭐- 유명한 책이니 자세하게는 이야기 하지 않겠음.

이 책은 작년 연세대학교 논술 시험 끝난 후 적적하여 까르푸에서 그 이름을 몇번 들어본 것 같아 샀었다. 그리고 내 습관대로 쳐박아놓다가, 법과대학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 가던 기차에서 Blu를 다 읽었었다. 아마도 2월 14일.

그리고 Rosso는 어제 읽었다.

7개월의 공백이 있었는 데도, 완전히 남자의 이야기(blu)가 잊혀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바로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도 아니어서- 어쩌면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생하게 기억나면, 여자 이야기를 읽는 데 남자 심리가 다 드러나니 재미가 없을 것 같고(인생, 소설이라 해도,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상대방 입장을 다 알면서 내 마음을 말한다는 것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면 남자 이야기를 다시 읽어야 하니까.

뭐랄까.

가슴 아팠다. 읽었던 동안 내내. 남자 이야기를 읽을 때도, 여자 이야기를 읽을 때도, 그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러나 실제로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1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 너무 끔찍한 것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 잊혀져야 한다. 아무리 가슴아프고 그렇다고 해도.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건 회한이나 추억의 감정이 아니니까. 그런 감정이라면 아름다울 수 있고, 또 깨끗할 수 있지만 그걸 넘어서 그들처럼 그리워하고. 눈앞에 다른 사람을 두고도 그리워하고.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인데도 끊임없이 그리워하고.

그래선 안된다. 그게 합리화되면 세상의 모든 배신과 그러한 것들이 합리화되는 것일 껄. 아니면 말고.


그렇지만, 10년이 뭐야. 기다린다면 평생도 기다릴껄. 그것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은, 뭐 이런 식이다. 복잡하게.

가볍게 살자. 아니면 무척 단순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