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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집에서./책, 그리고 감상.

열정속으로, 하버드 로스쿨 - 스콧 터로

2005. 1. 31. 작성된 글




작년 12월의 첫 일요일,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선배를 졸라서 산 책이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싸이월드를 돌아다니면 누구나 한번쯤 볼 수 있는 사진, 새벽 4시의 하버드 대학교 도서관 이 떠올랐고, 고등학교 때 읽었던 민족사관학교의 어떠어떠한 책 이 생각났으며."

무엇보다 광복관 2층의 게시판에 붙어잇던 광고로 인해 충동구매를 한 셈이었다.

어쨌거나 1월 한달간 읽은 책이었고, 자서전의 성격을 갖고 있는 책으로 보기에는 다소 어려운 단어들 - 물론 법학을 배우면 쉽게 접하는 단어들, 과 우리 법 체계와는 다른 불문법의 지배를 받는 미국이 그 배경이라는 차이 때문에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일단, 이 책은 공부 방법을 나열하는 등의 "수기" 성격은 전혀 없다. 1970년대에 쓰여진 책이어서, 지금의 사회현실과 맞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분명히 연세대학교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즉 1등을 하는 데 익숙해졌고 공부 잘하는 사람으로 불리웠거나, 월등한 성적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사람은 무조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 책은 우등생으로 가득찬 교실에서 받게 되는 수업을 앞두고, 얼마나 긴장과 두려움에 몸서리 칠 수 있는 지를 까발리는 역할도 하니, 나만 이랬던 것이 아니라는 위안을 받을 수도 있다.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묘사되어있고, 난 공감했다. 연세대학교에 입학한 후 1년간 내가 겪은 감정들, 즉 우등생 사이에서 피어나는 은근하고도 치밀한 경쟁심리, 우월하고자 하는 욕망, 자존심 으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하버드 로스쿨 1학년이었던 작가는 끊임없이 고생하고, 괴로워하며. 정신병원 앞을 서성거린다.


법학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또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은 - 특히, 그 "후기"에 변호사를 비롯한 법조인이 생각해야 할 점을 구석구석 넣어둠으로써 지루하지 않게 우리에게 보여준다.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었으며,"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하버드 로스쿨 학생들은 세계 최고의 대학원 학생답게 끊임없이 공부에 매달리며, 법학에 대한 흥미가 떨어짐을 뼈저리게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이 공부해야하는 고통을 경험한다. 그러나 어쨌든, 내가 책상 앞에서 노트북 대신 "민법강의"를 펴놓는 데 있어서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