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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집에서./책, 그리고 감상.

미래의 법률가에게 - 앨런 더쇼비츠


2011. 5. 3. 작성된 글


0. 내 게시판 중 보면, 읽어야 할 책 이란 글이 있는 데, 나도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 저 책을 써 놓았길래 가볍게 읽어봐야지- 하고 빌린 책이었다.

 

1. 정확히 말하면 미래의 법률가에게, 가 아니라 미래의 변호사에게 라는 제목이 어울릴 법한 제목인데, 내용은 그저 그런 뻔한 이야기들이 아닌 나름대로 법조윤리적인 관점, 즉 주로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서 변호사는 어떠한 자세를 지녀야 하는지에 대하여 많은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

 

1-1. 예컨대, 형사재판에서 변호인이 유죄임을 확신하는 피고인을 변호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변호인은 어떠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가? 저자는 한치의 고민도 필요 없이 변호인으로써는 합법적인 틀 내에서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 등을 활용하여 가능하면 무죄 판결을, 그리고 불가능하다면 최대한 형량을 낮추게끔 변호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변호사는 의뢰인의 법적 권리를 보장하는데, 기여하는 역할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고, 이것은 검사가 갖는 객관의무가 변호사에게는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변호인의 열정적인 변호 활동은 사회 전체의 정의 실현에 기여하게 된다. 비록, 당해 유죄인 의뢰인에게는 사회적으로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지 않더라도.

 

1-2. 변호인은 스스로의 정치적 사고방식과 관계없이, 즉 민주당을 열렬히 지지하는 변호사라 할 지라도 반낙태론자, 혹은 우파 공동체주의자가 사건 수임을 요청할 경우 가능하면 수임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당신이 신봉하는 그 정치적 사고, 혹은 사상이 200년 후에는 완전히 폐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이는 50년 전 매카시즘, 200년 전 노예제도, 500년 전에는 마녀사냥은 그 당시엔 다수가 옳다고 믿었던 확정적인 신념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1-3. 변호인은 비판을 두려워하여 스스로를 검열하여서는 안 된다. 타인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얼굴을 아는 타인과 전혀 모르는 타인이다. 이 때 전자의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로 삼으면 좋다. 후자의 비판은 그저 흘러들으면 된다. 그들은 당신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떠한 종류의 비판이든 스스로의 글을 발표하는데 방해가 되어서는 안된다. 수많은 법률가들이 출판물을 내는 것을 두려워하고, 출판물을 내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람을 시킨다. 그렇게 완성된 글은 비판을 면할 수는 있어도 당신의 색깔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글에 지나지 않는다.

 

1-4. 로스쿨에서의 평점에 불평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평점에 지나치게 얽매이는 것도 좋지 않은데, 결국 스스로 받은 평점이 스스로에게 내린 평점과 일치한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좋다. 로스쿨에서는 B와 C가 있지만, 3년 뒤 변호사로써 일하게 된다면 당신은 A와 F 중 하나의 평점을 받게 된다. 중간 평점이 있는 마지막 순간을 감사하는 것이 좋다. 만약 그러한 것이 싫다면, 지금이라도 법률가의 길을 떠나는 것을 권유한다. 법률가는 매일 승소와 패소, 두 종류의 이벤트를 겪는다.

 

1-5.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스스로가 완벽해질 필요도 없고, 완벽한 사람을 찾아서 롤 모델로 만들 필요도 없다(그것은 헛수고일 뿐이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행동하고 사고하여야 한다. 법률의 세계는 결코 순수하고 정의로운 세계가 아니며, 승진에 목마른 검사, 명망에 목마른 판사, 금전에 목마른 변호사, 승소에 목마른 의뢰인들이 서로를 속고 속이며 믿는 척하는 그런 세상임을 유의하여야 한다.

 

1-6. 이런 내용들이 대강 80가지 정도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2. 한 권 사 놓고 두고두고 읽어보거나, 무언가 갈등에 휩싸이는 상황일 때 읽어보면 나도 모르게 영감을 얻을 것 같은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