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운전을 하지 않고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던 2013년부너 2017년까지는 책을 꽤 많이 읽었다. 그런데 운전하면서 출퇴근을 시작하니 책을 많이 읽을 수 없었다. 평일에는 일하고 운전하고, 주말에는 술마시거나 약속 가니, 책 읽을 시간이 있을리가...
책 읽을 시간도 많지 않은데, 서평을 쓸 시간도 없었고. 특히 싸이월드를 하지 않게 된 이후 제대로 서평을 써 본적이 없었다.
그래도 블로그를 시작한 김에, 최근에 읽었던 책에 대한 느낌을 남겨보려 한다.
이번에 다룰 책은... 두둥.
이 책은 회사에서 마니또 이벤트를 했었는데, 내 마니또님이 내 취향을 도저히 모르겠다고 그냥 선물해 준 책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노잼일 것 같아서 아예 안 봤는데, 어쩌다 한 번 펴보고 거의 당일에 다 읽었던 것 같다.
그럼, 이제부터 서평 시작.
1. 저자인 김웅 검사님은 여천(현재 여수시)에서 태어났다. 난 순천 사람이므로, 왠지 그냥 아는 형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수사와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다. 난 검사 생활이나 검사 시보를 한 적이 없으므로, 검사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재밌는 에피소드들, 그리고 검사의 사고방식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2-1. 내가 변호사라서 그런지- 공감이 안되는 부분도 조금은 있다. 아무래도 수사기관에 있으신 분이니, 검찰의 강제수사와 관련하여 옹호하는 듯한 서술들이 있다. 눈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검사는 검사구나" 라는 느낌(고소 제도에 대하여 회의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2-2. 목차 중 "법의 본질"이라는 후반부(총 4부 중 4부) 내용은 사실 별로 재미없다.
2-3. 자영업자 분들은 가능하면 읽었으면 좋겠다. 각종 사기에 관한 내용이 많이 있고, 실제로 사기는 정말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3. 오랜만에 재개하는 서평을 이 책으로 시작하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내용 때문이었다.
책을 보다 보면, "길동도사" 이야기가 나온다.
서울대 근처에서 유명하신 노숙자이셨던 것 같은데, 저자인 김웅 검사님은 자폐증상과 대인기피증이 있었다고 한다(그런데 서울대에 가셨다!).
그런데 본인이 자폐증상 또는 대인기피증상을 극복하게 된 계기가 재미있다.
저자가 대학 생활을 할 때에 길동도사와 친해졌는데, 어느 날 길동도사는 서울대 도서관 복도에서 신문지를 깔고 5분 동안만 앉아 있으라고 했다. 이 때 저자가 낚여서 시키는 대로 했다고 한다. 그 때 오고 가던 사람들의 시선과 웅성거림을 느꼈고, 그 때부터 깨달음을 얻었으며, 그 뒤로 제대로 된 대학생활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저 부분이 너무 인상 깊었다. 사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어떤 상황에서는 부끄럽고 말도 못하겠고 몸도 베베 꼬이고 그럴 때가 있는데, 대학 도서관 한 가운데에서 신문지 깔고 앉아있을 수 있을까?
그런데 막상 겪어보니 별거 아니더라- 라는..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구나- 라는 느낌을 얻게 되면, 앞으로 삶을 살아가기 위한 큰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4. 나도 처음 낯을 가리는 편이다.
내가 변호사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전화를 받는 것이었다. 잘 모르는 의뢰인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식은 땀이 나고, 대화를 하면서도 머리에서 생각하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말을 하고 그 다음에 머리에서 "이딴 말을 하다니 ㅠㅠ"라며 자책하던 기간이 상당했다.
그래서일까. 길동도사님 에피소드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고 기억에도 많이 남았다.
음.. 서평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쩄건! 서평 글도 꾸준히 해봐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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