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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법무법인 창천에서./변호사, 이것 저것.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위한 팁 (8) - 면접(서초동 로펌-2)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있기는 한 것 같은데, 도움이 되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번 포스팅은 지원자의 입장에서 면접을 볼 때에 주의깊게 살펴야할 몇 가지를 써보려 한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면접은 채용 담당 변호사가 지원자를 살펴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지원자의 입장에서도 나와 일할 변호사를 살펴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렇게 웃으면서 일하는 회사에 들어가자!

특히, 면접에 참석하는 변호사는 해당 로펌이 별산제 로펌이건 아니건 자신과 함께 업무를 수행할 변호사이다. 따라서 그 변호사 아래에서 일을 할 때에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또는 내가 잘 배울 수 있을지. 이런 것을 잘 탐색하여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어떤 모습을 중점적으로 살펴야 하는지- 그리고 의례적으로 나오는 질문인, "혹시 회사에 대해서 궁금한 게 있나요?"라는 물음에 어떻게 답하는 것이 좋을지도 함께 언급하고자 한다.

다만, 주의할 것은, 지원자가 로펌에 대하여 파악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본인과 맞지 않은지"를 기준삼아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섣불리 해당 로펌이 나와 잘 맞지 않을 것 같다고 단정하여서는 안된다.


1. 면접 대기 시간 중 직원들의 모습을 살펴본다.

어느 회사든 그 회사의 분위기란 것이 있다. 특히, 서초동 로펌처럼 소규모 회사는 더욱 그렇다. 모든 기업이 마찬가지이겠지만, 면접 대기 장소나 면접 대기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원자는 자연스럽게 회사의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절차를 담당 직원과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지원자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회사의 분위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회가 되면, "회사 분위기가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등의 말도 건네보자. 반응을 보면 어느 정도 느낌이 올 수 있다.

직접 대화할 기회가 부족하다면, 스윽~ 둘러보며 직원 분들의 표정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2. 면접 질문을 조리있게 잘하는 지(내가 질문의 취지를 잘 이해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면접에서 갑과 을이 좀 바뀐 것 같긴 하지만, 채용 담당 변호사가 질문을 잘 하는지, 조리있게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초동 로펌은 대형 로펌에 비하여 신입 변호사를 위한 교육 프로세스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짧은 적응시간을 거친 후 파트너 변호사가 어쏘 변호사에게 "김 변호사님, ~~~를 해주세요."라고 지시를 하기 시작하는데, 가끔은 파트너 변호사의 언어습관이 본인과 맞지 않을 수 있다.

가령 평상시에 완곡어법을 쓰는 파트너 변호사가 있고, 완곡어법에 익숙하지 않은 어쏘 변호사가 있으면, 파트너 변호사와 어쏘 변호사 사이의 소통이 매우 피곤해진다. 어쏘 변호사는 "그냥 말하면 될 것을 왜 빙빙 돌려 말하는 걸까?"하며 불편함을 느끼고, 파트너 변호사 역시 "이렇게 말하면 센스 있게 알아들어야 하는데 왜 이해를 못하지?"라고 오해할 수 있다.

따라서, 면접을 할 때에 채용 담당 변호사의 질문이 계속하여 심각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거나, 변호사의 말습관이 익숙하지 않다면, 본인이 적응을 잘 할 수 있는 로펌일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런 문제는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서 상대방을 이해하게 된다면, 없어질 수 있는 오해이기도 하다.)

3. 가치관이나 정치관이 본인과 반대되는 지 살펴보자.

서초동 변호사는 비교적 시간이 많고, 이런 저런 단체에 가입해 있는 경우가 많다. 민변이나 정당이 될 수도 있고, 사회단체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변호사님 밑에서 일을 하게 될 경우, 지원자의 개인적 성향과 잘 맞지 않을 경우, 직장 생활에 상당부분 애로사항이 생길 수 있다.

예컨대, 최저임금, 성차별, 소득주도 성장 등 정치적 이슈에 상반된 입장에서 강한 확신이 있는 두 사람이 만났을 때에, 어떤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건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그런데 직장에서는 내 신념과 반대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업무를 해야할 수도 있다.

다행히도, 서초동 로펌 중 사회적 활동을 많이 하는 로펌은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알 수 있다. 로펌 리서치 과정에서 어느 정도는 본인의 성향과 맞는지 여부를 체크해볼 수 있겠지만, 혹시 모르니 채용 담당 변호사님이 혹시라도 본인과 가치관이 심각하게 맞지 않은지 살필 필요가 있다.

4. 질문을 할 기회가 있다면, 궁금한 걸 많이 물어보자.

막상 회사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할 때에, 지원자 입장에서 '내가 하는 질문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질문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질문할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문을 하지 않으면,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채용 담당 변호사 입장에서는, '우리 회사에 관심이 없나?', '적극성이 부족한 편이다'와 같이 도리어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질문을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더라도) 본인이 그 로펌에 꼭 취업하고 싶다면, "몇 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라고 먼저 질문을 하는 것을 권유한다. 

생각해보자. 내가 적어도 몇 년을 머무를 회사인데, 그 회사에 대하여 궁금한 게 없는 것이 더 이상한 것 아닌가?

내가 생각하기에, 로펌에는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만일, 본인이 사전에 (지인 등을 통하여) 궁금한 것을 이미 물어보았다면 아래 질문 중 (1) 정도면 충분하다.

(1) 채용이 된다면, 저는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의 일을 주로 하게 됩니까?

- 당연히 궁금하지 않은가??

(2) 급여나 복지내용

- 채용 공고 상에 급여나 복지 규정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물어보는 것을 권유한다. 사회초년생 입장에서는 돈과 관련된 것을 묻기 굉장히 불편할 수 있지만,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백 번 양보하여, 복지내용은 건너뛰더라도, 급여를 얼마나 받을지를 파악하여야 다른 로펌과 동시에 합격하거나 다른 로펌의 공고가 떴을 때에 서류와 면접 준비를 더욱 충실하게 할 수 있다.

- 급여의 경우, 연봉 상승율도 물어보는 것이 좋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변호사의 경우, 실무수습 기간(~10월)까지의 급여와 1년차{회사에 따라 1년차 급여를 주는 시기(11월 ~ 12월, 또는 회사에 따라 11월 ~ 익년 4월, 또는 11월 ~ 익년 10월)} 급여가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가기 때문에 연봉 상승율도 중요하다.

(3) 파트너 변호사님들은 서로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 (채용 담당) 변호사님은 법무법인 A에 어떤 계기로 합류하셨나요?

- 이건 로펌 파트너 변호사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만일 직장 또는 연수원 동기라든지, 전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관계였다든지 할 경우, 파트너 사이의 관계가 현재까지도 좋을 가능성이 높고 팀 사이에 협업이 잘 될 가능성이 높다.

- 지원자 입장에서는 협업이 잘 되는 팀, 다양한 파트너 밑에서 일을 배울 수 있는 회사가 좋다. 본인의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변호사는 언제든지 자영업(개업)을 할 수 있고,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회사를 나가야 할 때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는 것이 좋다.

<추가> 2021. 3. 2.

이 포스팅 댓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위 질문은 심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는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고 생각되어서, 삭제했다.

구직자에게 도움이 될 수 없는 질문이라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

(4) 출근 시간

- 불행히도 변호사들에게 퇴근 시간은 특별히 의미가 없으므로, 출근 시간 정도는 파악해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서초동 로펌은 9시 30분 또는 10시가 출근 시간인 경우가 많은데, 만일 9시나 8시 30분인 로펌이 있다면 본인의 생활리듬과 잘 맞는지 확인해보자!

(5) 어쏘 변호사로서 마음가짐

- 채용 담당 변호사에게 어쏘 변호사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일을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다. 이런 질문은 지원자가 로펌 조직에 적응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것이기에, 채용 담당 변호사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오늘은 이 정도로 포스팅을 마치고자 한다. 나름대로는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위한 팁을 열심히 쓰려고 하는데, 막상 글을 써 보면 늘 뻔한 소리만 늘어놓는 것 같기는 하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