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2. 13. 작성된 글
도서관에서 힘겹게 찾아낸 '향수'는 10살(95년판)이어서, 온통 녹색 하드커버에 누렇게 변질된 종이 뿐이어서 전혀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저 위 사진과 같은 표지라면 처음부터 기대를 하고 읽었을 테고, 그럼 더 빨리 이걸 읽었을 텐데//개역판을 읽었는 데, 요즘 나온 향수가 또 다시 번역이 되었거나 수정 되었다면 좀 다른 내용을 읽었을 수도.//
책을 읽다가 문득 향수제조업자,란 직업에 대해 생각해보았는 데, 향수란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 적은 있지만 어떠한 원리로 향기가 나는 걸까-라는 질문은 던져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어쩌면 향수제조업자라는 직업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을 수도 있다. 냄새로 사물을 구분하고 세계를 인식하는 것도 정말 내 사고의 한계를 뛰어넘는 멋진 생각인 듯 하다. 정말 나도 눈으로만 사물을 판별하는 데 익숙해져있었기 때문에 냄새로 세계를 인식한다는 관념을 형성하기까지 작가가 얼마나 고생했는 지 궁금했다.
로르,의 예와 같이, 정말 매력이 넘치는 사람은 향기 때문에 그러한 영광을 얻는 지도 모른다. 실제로도 분명히 누군가는 아무리 웃고 아무리 장난을 쳐도 슬픈듯한 모습을 감출 수 없어 안타깝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아무리 울고, 웃고, 속삭이더라도 진지한 모습이란 찾을 수 없어 경시하게 되고. 이런 식으로 사례를 모으다보면, 역시나 사람에게 향기가 있을 지, 혹은 없을 지는 결론 낼수 없겠지만, 분위기 라는 것은 있다. 꼭 분위기가 아니더라도,,,,쥐스킨트의 말대로 언어는 그러한 오묘하고 예리한 차이를 구분할 수 없으니 안타깝기도 하고.
로르,가 너무 쉽게 죽어버려서 허무했다.
그르누이의 죽음 역시 예상을 뛰어넘어버려서 신선했고.
너무 재미있다.
오랫만에, 책을 읽으면서 머리 속으로는 영상이 그려짐을 느꼈다. 마치 판타지를 읽는 듯하는 부담없는 느낌이 들면서도, 고전소설을 읽는 듯한 무게가 느껴졌으니/꽤나 잘 쓴듯하다.//작가가 부러웠다.
# 부제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유모, 발디니 장인, 어느어느 후작, 이 그루누이로 인하여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해서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로 부제를 명명하였나 보다-'
그러나, 정말 그루누이는 25명을 죽였고.
최고의 향수를 만들어냈다. 장인정신일까, 집착일까, 광기일까. 그것참,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그리 바람직한 문제도 아닌 듯 하다.
그러나 아무래도 동굴에서 그렇게 사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고독함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다, 그가 아무리 나보다는 더욱 천재라 할지라도-
(하긴, 천재는 천재의 세계가 있을테니까..)
정말 이것 영화로 나오면 재미있겠다, 라는 생각도 했다.
And So on,
'밤, 집에서. > 책, 그리고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왕이 아니다. _ 니나 브라운 베이커 (0) | 2012.01.22 |
---|---|
11분 - 파울로 코엘료 (0) | 2012.01.22 |
콘트라베이스 - 파트리크 쥐스킨트 (0) | 2012.01.22 |
깊이에의 강요 - 파트리크 쥐스킨트 (0) | 2012.01.22 |
열정속으로, 하버드 로스쿨 - 스콧 터로 (0) | 2012.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