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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집에서./책, 그리고 감상.

11분 - 파울로 코엘료

2005. 4. 30. 작성한 글



'11분'이 의미하는 것은?

-> 섹스의 평균지속시간.


누나가 읽어라고 말해준 책 중 하나였는 데, 11분이 저 뜻이라는 것을 책 중반을 읽었을 때에 이르러서야 알았다. 그 순간 얼굴이 좀 빨개지면서(느낌만) 많이 민망했었다.

작가가 서문에 썼던 대로 자신에게 솔직해지기는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고, 코엘료 아저씨는 11분을 통해 그 어려운 일을 극복한 듯 하다. 다소 어려운 주제인 섹스를 주제로 다룬 소설을 내 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겉장에 보면 쓰여져 있는 "여자의 마음을 너무나 잘 이해했다"라는 평을 보니, 여자애들이 읽을 때는 어떤 느낌이 드는 지 궁금하다.


우리나라는 성에 대해 개방적인 것은 분명히 아니다. 영화를 통해서, 소설을 통해서, 외국의 문화를 살펴보면 그것은 누구나 깨달을 일이니.

어쨌든 그 쪽 문화에서도 이 주제는 다루기 힘든 모양이다.


# 무엇을 느꼈느냐.

글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해가 안가는 내용들도 많았고(그 자갈밭을 걸었을 때는 정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가슴에 와닿는 말도 많았다(11분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또 창녀(이런말 써도 되려나)가 우리 주위에 있는 존재라는 것도 확실히 알았고(사실, 예전 어느순간부터 뉴스 속에서만 존재하는 그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돈과 용기라는 것은 알았다)_. And So on. 기타 등등.


너무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을, 나는 (찾기만 한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들이 어떤 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ㅉㅉㅉ. 이 아저씨는 신화, 꿈을 정말 좋아하는 분이신 지, 11분 역시 약간은 자신(마리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내용의 레파토리임에는 분명하다. 이런 걸 바로 작가에 따른 문체, 또는 스타일이라고 하는 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소유하려 드는 사랑하는 대상은, 정말 갖게 되면 곧 싫증내게 되는 걸까. 장난감도 아니고, 펜도 아니고, 옷도 아닌데. 그 대상이 사람이라도 정말 그럴까 싶다.

다들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하면서 수긍하는 건 아닐지. 또는 '나는 다를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열정적으로 그 사람을 곁에 두고 나서 '나도 사람이다'라는 변명으로 곧 버려두는 건 아닐지.


정말 사랑을 비롯하여 어느 숭고한 가치만을 추구하기엔, 우리의 삶은 너무나 길고, 또 너무나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