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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법무법인 창천에서./변호사, 이것 저것.

신입 변호사를 위한 재테크 팁 (1) - 들어가며.

주제넘게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위한 팁이라는 주제로, 취업과 관련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주저리주저리 써본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는 듯하다. 다른 글들에 비하여, 유난히 조회수가 높게 나오는 것은, 아무래도 취업을 위한 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졸필이라 하더라도 읽어주시는 것이 아닌가 싶긴 하지만-

그래서, 취업과 관련된 글 이후에, 또 다른 주제로 몇가지 글을 써보려 했는데-, 역시나 나의 게으름 때문에 (또는 바쁘다는 핑계로) 다른 주제로 글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별도로 포스팅을 하겠지만, 블로그에 글을 다시 써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생겼고-. 그래서, "신입 변호사를 위한 재테크 팁"이라는 주제로, 몇 차례에 걸쳐 글을 써 보려 한다.


"재테크"란 무엇인가?

 

"동전이 우상향 직선을 그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면, 당신은 이 글을 볼 필요 없다.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위한 팁" 시리즈를 연재하며 블로그 활동을 시작하였을 당시, 사실은 처음부터 재테크 또는 돈을 모으는 법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었다.

그 이유는 나 스스로가 재테크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늦게 깨달았고, '돈이란 것은 내가 많이 벌어서 차곡차곡 모으면 모아지는 것'이라고 천진난만하게 생각했었던 기간을 너무나도 후회했기 때문이다.

재테크의 정의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재테크란 "돈을 모으는 팁"이다. 다시 말해서, 재테크는 "돈을 아끼는 법"이 아니고, "돈을 모으는 법"도 아니며, "(방)법"도 아니고, 돈을 "잘" 모으기 위하여 활용할 만한 "팁"이다.

정리하면, 재테크는 부자가 되기 위한 "정도"가 아니다. 목적지에 가기 위한 옳은 방법이라거나, 빠른 길이 아니다. 수많은 재테크 방법이 있듯이, 목적지를 가기 위한 여러 갈래의 길 중 하나이다.

그런데 재테크를 안다 하더라도 실제 목적지까지 효율적으로 이르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그 이유는 재테크 A에서 재테크 B로 재테크 방법을 갈아타거나 재테크 A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느끼는 불안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한, 본인의 성격에 따라 선호하는 재테크 수단이 있기 마련인데, 초창기에는 너도나도 주식이나 암호화폐와 같이 변동성이 큰 상품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며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지친 나머지 재테크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은 듯하다.

결국 이 글에서 다루게 될 "재테크"는, "돈을 잘 모으는 팁"일 뿐이며, 돈을 모으는 정도(正道)가 아님을 유의하였으면 한다.


"변호사"를 위한 재테크가 따로 있는가?

나는 2013년부터 변호사로서 업무를 시작했고 첫 직장에서 2017년까지 근무했다. 그리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평일의 대부분은 지하철 막차를 타고 퇴근했고, 주말 중 하루 정도는 반나절 가량 출근해서 일을 했었다. 이렇게 글로 쓰면 굉장히 지옥 같은 삶처럼 보이지만, 그다지 활동적인 성격이 아니었고 게으른 편이었으며, 틀에 박힌 삶이 좋았던 내 성격엔 나름대로 괜찮았던 시간들이었다.

 

변호사가 되자마자 애플 주식을 샀더라면... 대충 8배.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신세한탄.)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서술한 부분에 대하여는 아래와 같이 상술해본다.

1. 다행인 점

- 회사에 있던 선배님들이 굉장히 존경스러운 분들이었고, 중대형 로펌에서 갓 독립한 로펌에서 근무했기에, 로펌을 경영하는 선배님들이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다.

- 비교적 작은 규모의 로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야의 큰 소송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 뭐 여러 가지 많긴 한데, 사실 이 글에서는 불행인 점이 중요하므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2. 불행인 점 (중요)

- 쉬는 시간이 많지 않다 보니, 스스로에게 여유가 없었고, 내 삶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시간이 없었다.

- 로펌의 선배님들과 동료들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없어 시야가 좁아졌다. 만난다 하더라도 업무 이야기를 할 뿐이다.

변호사를 위한 재테크 방법이 따로 있는 이유는 바로 위의 "불행인 점" 때문이다. 워라밸이 보장되는 환경의 변호사가 아닌 이상, 로펌에서 근무하는 일반적인 어쏘 변호사들은 대체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다른 분야" 사람들의 관심사를 듣지 못해, 시야가 좁아진다.

게다가 급여 수준은 동년배 직장인보다는 다소나마 높은 수준이어서, 동년배 직장인에 비하여 "재테크"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급여 수준을 올리기 위하여 이직이나 연봉 협상에 관심을 갖는다.

정리하면, 변호사들은 (1) 시간도 없고, (2) 법무 분야에 주된 관심을 쏟으며 (3) 급여 수준을 올리는 데에 집중하느라, 사회 초년기에 재테크를 익히지 못한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 대다수의 신입 변호사들은,

- 동년배 직장인들의 청약통장의 가입기간이 본인보다 훨씬 더 길다는 점을 자각하고, 왜 나는 청약통장에 가입하지 않았는가?

- 해외주식펀드에 관심을 갖자마자 해외주식펀드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이 끝났다는 점을 깨닫고, 왜 나는 연말정산 때 절세 팁을 안 읽었을까?

이런 종류의 덧 없는 후회만 남길 뿐이다.


결론 : 신입 변호사들을 위한 재테크 팁이 갖추어야 할 조건 정리

이제, 거창하게 "신입 변호사를 위한 재테크 팁" 시리즈를 개막하는 첫 번째 글의 결론을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 신입 변호사들을 위한 재테크 팁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아래와 같다.

  • 바쁜 업무 환경을 고려하여,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간편한 재테크
  • 변호사의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에, 일반 직장인들과 달리 판단해야 하는 특수한 재테크
  • 기왕이면 변호사의 주된 업무 분야에 관한 전문성 함양에 도움이 되는 재테크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믿는 마음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비나이다. 존버 선생님 등. 명칭을 불문하고...

 


다음 글에서는 신입 변호사가 반드시 구매하여야 할 재테크 책에 관하여 써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