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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여행을./대한민국, 구석구석.

[인제, 원대리] 옛날원대막국수 - 비빔막국수(4.5/5), 물막국수(4/5), 도토리묵무침(3.5/5)

방문일 : 2021. 10. 3.

가족들과 원대리 자작나무 숲에 갔었다. 자작나무 숲이라 하길래, 사실 간단한 산책을 생각했었는데, 입구에서부터 최소 1시간 이상 올라가야(그중 20분 정도는 진짜로 등산이다) 자작나무 숲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너무너무 가볍게 동네 마실 나가듯 갔다가, 제대로 큰코다쳤으니- 혹시 자작나무숲에 가실 분은 주차장에서 1시간 이상 등산을 해야 한다는 걸 참고하자.

여하튼,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산 밑으로 내려왔다. 동생한테 시켜서 찾아낸 근처 맛집을 찾아보니 "옛날원대막국수"와 민물생선매운탕을 파는 다른 가게가 검색되었다. 아무래도 가볍게 먹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막국수를 먹기로 하고, 막국수 집으로 향했다. 

우리가 방문한 시각이 대략 12시 30분쯤이었었는데, 마침 점심장사 피크 때여서 대기를 하여야 했다. 주차장은 협소하지만 마련되어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식사 시간 한창때에는 주차장의 자리가 부족하다. 평일이나 식사 시간을 조금 피해서 간다면 주차는 큰 무리가 없고, 대기도 거의 없을 듯하다.


가게 정면

가게 정면 사진을 깜빡하고 못 찍었다. 인터넷 검색해보면 나오니, 그건 패스하겠다. 입구에 들어서면, 아래와 같이 유명인들의 싸인이 가득하다. 나도 하고 싶었지만, 가게 측에서 싸인을 요청하지는 않았다.

왼쪽 상단에 보면, 덕혜옹주 영친왕 이라는 분의 싸인이 있어서 깜짝 놀랐는데, 영화 덕혜옹주의 영친왕 역을 맡은 배우 님이신 것 같았다.


내부

원대막국수의 본관과 별관으로 나누어지는데(운영주체와 주방은 모두 동일함), 사실 별도의 건물은 아니고, 입구를 기준으로 우측이 본관, 좌측이 별관이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본관과 별관에서 모두 계산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는데, 바쁘지 않을 때에는 별관 측은 선불제로 운영하는 것 같았다. 좌석이 꽤 넓은 편이고, 막국수의 특성상 회전이 빠르기에, 대기줄이 빠르게 줄어든다. 줄이 너무 길다고 낙담하지 말자.

우리가 들어갔던 본관 내부. 대략 50석 정도의 자리가 있었던 것 같고, 별관도 비슷한 규모였다.
자체적으로 제분한다고 한다. 영업시간은 오후 5시까지이니, 저녁에 막국수 먹으러 가지 말자.
김치를 직접 담근다고 써 있다. 김치 자체는 특별히 맛있거나 인상 깊지 않았다.


메뉴

메뉴다. 대부분 막국수를 먹지만, 추가하는 분들은 곰취수육도 먹는 것 같았다.

우리는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도토리 묵무침을 주문했다.


밑반찬

오이랑 무 무침, 배추김치, 무말랭이 장아찌. 3가지가 나온다. 그냥저냥한 무난한 맛.

도토리 묵무침

도토리묵무침의 모습. 양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편도 아니다.

묵무침은 묵을 양념에 무친 것이니까, 묵무침의 맛은 묵 맛과 양념 맛에 좌우된다고 하겠다. 아마도 옛날원대막국수에서 파는 도토리묵은 자연에서 채취한 그런 도토리로 만들었을 텐데... 내가 그걸 구분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특별히 맛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솔직히 모르겠다.

한편, 양념은 아주 시큼한 편은 아니지만, 깻가루 때문인지 도심의 식당과 조금 다른 느낌이 있었다.


막국수

양념 제조법(!)

특이하게, 물막국수를 시키건 비빔막국수를 시키건 기본 양념장이 부어져 나오지만, 먹는 사람이 알아서 추가 양념과 육수 첨가를 하여야 한다.
물막국수를 처음 주문하면 이렇게 나온다.
이것은 비빔막국수. 양념장이 처음부터 가미되어 나온다.
내가 주문한 비빔막국수의 양념 사례 : 레시피대로 들기름, 겨자, 식초 등을 넣으면 저렇게 된다.
육수를 붓고, 비벼서 먹자.
엇! 다 먹었다.


육수

육수를 빈 그릇에 담은 모습

사실 이 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다름 아닌 육수였는데, 굉장히 많은 재료가 들어갔겠지만, 어쨌든 기본 베이스는 열무국수의 육수 맛이었다. 약간의 살얼음도 있었지만, 그 육수가 비빔장 등과 맞물려 굉장히 상큼한 맛을 내면서도 메밀의 맛을 덮을 정도로 강한 향도 아니었던 것 같다.

도심의 막국수 집과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 육수인 듯?


총평

물막국수 (1인분 8,000원) 평점 4/5 - 물막국수를 조금 얻어먹어 보았는데, 내 입맛에는 다소 심심했다. 양념장이야 각자 알아서 첨가해서 먹으면 되는 것이므로, 맛은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나라면 물막국수보다는 비빔막국수를 시키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그 이유는 (1) 비빔에 비하여 기본 양념장이 부족하다는 것, (2) 비빔막국수를 시키더라도 육수는 똑같이 부어 마실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다만, 메밀의 순수한 맛을 느껴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고민 없이 물 막국수를!

비빔막국수 (1인분 8,000원) 평점 4.5/5 - 위에서 상술했으니 중복하지 않겠다. 집 근처도 아니고 멀리까지 왔다면, 비빔막국수를 먹어보자. 이 집 만의 특이한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도토리묵무침 (12,000원) 평점 3.5/5 - 무침 방식이 약간 특이하게 느껴지기는 한데, 그렇다고 꼭 먹어야 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도토리묵을 좋아하면 시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