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억
이 책을. 고 1때 봤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영어 과외를 하고 있었는 데, 아마 김혜경 선생님이 우리에게 뭔가 시험을 내주고서 읽는 모습을 보았었다.
제목이 참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한강이 남북을 가르는 건 이해가 갔는 데, 쎄느 강은 왜 좌우를 나눌까? 라는 의문을 가졌던 것 같다. 그것은 커가면서, 소영이 누나와 이야기를 하면서, 정치라든지 사상이라든지 언론 같은 그런 사회과학 분야에 대해 차츰 눈을 뜨게 되면서, 좌우익을 뜻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긴 했지만.
어쨌건, 그 때는 좌우익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였었다.
#. 홍세화 아저씨.
홍세화 아저씨는 이 책을 썼을 때(1999년)만 해도 지금처럼 아주 유명하진 않았나 보다. 하긴 "빠리 택시운전기사" 이후 두번째 책이니 인지도가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만, 오늘날 홍세화 아저씨는 진보적인 관점을 가진 대표적인 논객이니, 참으로 시간은 인물을 만드는 것 같다.
이 아저씨가 예전 순천여고에서 강연을 했었던 사실이 생각났고, 그 때의 내 우상, 소영이 누나는 매우 좋아했었던 기억이 났다.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길래-
홍세화. 유시민. 노무현. 강준만. 손석희. 이런 분들에 대해서 그 때나 지금이나 아는 것이 그리 많지는 않는 듯 하다. 여전히 난 게으른 것일까. 전역하기 전까지는 확실히 내가 따라야 할 길을, 또는 벤치마킹해야할 사람을 정해두어야 할텐데-
# 책 이야기.
책의 내용은 문화 비평서라고 설명된 그대로이다. 강준만 아저씨처럼 실명을 거론해가면서 독설을 내뱉고, 할말을 가감없이 토해내는 그런 시원한 스타일의 책은 아니다.
프랑스 문화와 우리나라 문화를 비교해가면서, 우리에게 유럽, 특히 프랑스 문화를 소개해주는 그런 책인 데. 은근히 정치적으로 작가가 좌익에 있음을 드러낸다(물론 이 분의 이력을 보면 당연히 민주주의 운동권이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진짜 바보가 아니라면.). 다시 말해서 정치라든지, 우리나라의 권력기관에 대해 비판을 할 때는, 여러분들께선 지은이가 진보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는 것을 참고해라는 것이다.
(아마 조갑제 할아버지가 프랑스 문화와 우리 나라 문화를 비교한다면 분명 엄청난 차이가 나는 책이 완성될 것일테니.)
글 자체는 두번쨰 작품이라서 그런지(솔직히 홍세화 아저씨의 다른 책을 안 읽어봐서 잘 모른다), 어렵게 쓰여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잘 쓴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말하는 건 글, 또는 문체이지- 내용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1부(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는, 웬지 대학생이 썼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글이 그리 세련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억지도 있는 것 같고- 한국 사회 현실을 비꼬는 것도 다소....뭐랄까? 그러니까 우리들 대학생들이 비꼬아 대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약간 유치하다고나 할까.
그래도 2부부터는 아주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프랑스 문화와 우리 나라 문화를 비교해가며, 약간의 가치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긴 하지만, 국수주의적이지도, 사대주의적이지도 않았다. 다시 말해 그 양자의 균형을 잘 맞추어 나가서, 프랑스의 이런 문화는 본받아도 되겠다- 라는 생각이 그리 거부감이 들지 않게 들며, 우리나라의 이런건 정말 아니구나- 라는 생각도 수치심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즉, 자연스럽게 와닿는다.
이 책 안에선 "통일"에 관한 이야기와 "교육"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정치"에 관한 이야기가 비교적 다른 분야에 비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통일 같은 문제에 대해서, 홍세화 아저씨는 프랑스와 벨기에 사이에 있었던 역사(기아와 관련된)를 책 속에 제시하면서 먼 미래에 북한 사람이 남한 사람에 대해 느낄 감정이 걱정된다는 식으로, 북한 민중에 대해서 동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또한 북한을 마땅히 도와야하지 않겠느냐- 라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참 북한은 우리에게 골치아픈 존재인 듯 하다. 나중에 공부해보아야할 주제이다. 도대체 우리에게 북한은 무엇일까)
프랑스의 정치. 는 내가 제대 후에 정치학을 이중전공할 경우 정말 꼭 공부해 보아야 겠다. 좌우 동거 정부, 좀 신기하다. 총리와 대통령의 권한 분배도 어떻게 되어 있는 지 궁금하고. 참 유럽은 재미있는 나라들인 것 같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통합의 커뮤니티.
# 책을 읽는 동안, 교육에 있어서.,
프랑스의 무료 교육제도. 기타 사회보장제도는 우리가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어떤 사회든지 부익부, 빈익빈은 교육의 균등이 보장되지 않았기에 발생되는 것 같다.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의 균등. 이것은 돈과의 관련성을 없애버려야만 보장되지 않을까.
프랑스처럼 대학교까지 국가에서 일정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든지(물론 개인의 능력을 고려해가며 지급해야할 것이다. 돈을 땅에서 파는 것도 아니고), 아님 등록금이 비싸더라도 장학금 제도를 잘 연구하고 시행하여 정말 필요한 학생에게 도움이 가도록 하든지.
교육이란 100년지대계 라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유난히 저 말이 생각났다.
# 끝.
끝으로 덧붙이자면.
이 책을 쓸 때 홍세화 아저씨는 고국에서 쫓겨난, 이른바 난민의 입장이었다. 그래서 그 서러움 같은 말 못할 감정이 많이 묻어나는 듯 하다. 나라가 없는 무언가. 또 버림받는 그런 느낌. 그리운 느낌. 미워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는 그런 존재가 바로 대한민국일 텐데.
프랑스에 있는 20여년간, 한국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감정의 변화를 가졌을 지, 또 한국의 뉴스가 들릴 때 어떤 가슴아픔이 느껴졌을 지, 생각해보면서 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그럼 이 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다른 문화 비평서와는 다른 그러한 것이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P.S <제러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과 같이 읽어간다면, 꽤나 도움이 될 것 같다. 유러피언 드림에서 찾을 수 없는 사례가 <세느강->엔 있다고나 할까. 그런 식으로 상호보완의 관계이다. 물론 읽기에는 <쎄느강은 좌우를 ->이 훨씬 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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