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평평하다'라는 책이 있는 지 알았던 것은, '유러피언 드림'의 커버에 적혀있는 서평의 일부에서 였다.
"전에 '세계는 평평하다'를 읽고 나서 크게 공감했었는 데, '유러피언 드림'은 같은 현상에 대한 반대의 시각으로서 비춰진-"
대충 이런 내용인 것 같은 데, 위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장 머리에 남는 세가지 책을 꼽으라면, "반세계화"의 주자로서 "노암 촘스키"의 책들, 그리고 "유러피언 세계화"를 설명한 "제러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 마지막으로 "미국주도의 세계화"를 설명한 "토머스 프리드먼"의 세계는 평평하다.
이렇게 세권을 꼽겠다.
(구글 스토리의 작가도 그렇고, 이번 책의 작가인 프리드먼도 그렇고, 퓰리처 상 수상자들의 책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그 상은 어떤 상이길래- 의외로 서점에서 퓰리처 상 수상작이란 스티커가 붙은 책들이 많다)
# 물론 법대생 또는 고시생이 읽을만한 책은 아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너무 쓸데없는 분야에 대한 진술이 많다. 세계화의 일부로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제시한 아웃소싱, 인소싱, 인포밍 이런 10가지 추세는 하나같이 공대생들 또는 경영학을 배우는 애들이 현재의 문제로서 심각하게 책을 읽고 또 그 지식을 이해하면 현재 도움이 될만한 그러한 것들이다.
# 유러피언 드림과 "세계는 평평하다"를 앞뒤로 읽는다면(가능하면 평평하다-를 먼저 읽기를 권한다), 꽤나 재미있는 현상이 일어난다. 유러피언 드림에서 리프킨이 "미국"이 제시하는 경제적인 수치(GDP 등)의 허구성을 낱낱이 지적하는 데, 프리드먼의 경우 리프킨이 지적한 수치를 꽤 많이 열거하며 "그래도 미국은 세계화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다-"라는 식의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 등장한다는 황금아치 이론 이라든가, 이 책에서 나오는 "델의 충돌예방이론"같은 이야기는, 왜 남한이 북한을 상대로 그렇게도 경제개방이라는 길로 이끌어내려 노력하는 지 이해할수 있다. 또한 경제 통합 또는 적어도 경제적인 교류가 세계 정치나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 지도 낱낱이 서술한다.
# 세계화 에 대해서는 나 자신조차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으나,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내 감정이 편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화라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무엇으로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일 수 있는 지. 또한 일자리가 유출되고 있는 선진국 국민들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 지. 그러한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가 정말 많이 있다.
# 아랍 문명에 대해 언급한 것도 읽어보아야 한다. 오사마 빈 라덴 과 같은 테러집단에서부터 나스닥에 상장된 아랍국가의 기업까지, 현 상태에서 각 문명권이 취한 태도는 미래에 어떤 결과를 보여줄 지 어설프나마 제법 날카롭게 우리에게 제시하는 듯 하다.
# 특이하게 "정치학"을 앞으로의 10년간 가장 발전할 수 있는 학문이라고 제시한 내용도 있다. 또한 국가 내부의 분열, 더 나아가 지역의 분열을 막기 위하여 "중산층"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다음의 예를 든다.
"빈민가 가운데 언덕 위의 큰 저택을 보며, 중국와 인도 아이들은 "아빠, 저는 꼭 저런 사람이 될꺼에요"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아랍의 아이들은 "아빠, 저는 저 사람을 꼭 죽일꺼에요"라고 말한다.
# 과연 반세계화라는 것이 어떤 가치가 있는 지 우리에게 다시한번 생각해주게 하는 책인 듯 싶다.
# 어쩌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무한경쟁"인 듯 싶다. 끊임없이 개발하고 개발하여야 한다. 정부나 사회는 동등한 기회 부여, 또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밖에 없고,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상식 이하의 짓이다.
# 아무래도 작가가 미국인이다 보니, 미국 중심의 관점으로 세계화를 기술하고 있는 것은 약간 눈에 걸리기도 하지만(같은 세계화를 기술하는 촘스키나, 리프킨의 책을 보라), 한편 그 쪽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는 일이다. 미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세계 경제를 하나로 통합하려 애쓰는 것일까!
# 지금은 이 곳(군대 안 컴실)에서의 여건이 못되어 이딴 식으로 서평을 쓰지만, 언젠가 다시 한번 이 서평을 고쳐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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